26개 중 14개 정리, 픽썸 라운드 우승 프로젝트도 예외 없어


빗썸의 상폐 잔혹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10일 26개 프로젝트팀을 겨눈 빗썸의 칼날은 벌써 14개 종목을 상장 폐지해 과반수를 넘겼지만,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에 빗썸의 경고장을 받은 루프링으로 시작해 파퓰러스, 골렘, 사이버마일즈, 펀디엑스, 이더제로 등 6종의 프로젝트가 2월 말에 잔류하거나 퇴출된다.

빗썸의 상장 투표 커뮤니티 '픽썸' 1~3라운드에서 선두 경쟁을 벌인 롬(ROM)과 큐브(AUTO)는 퇴출당했고, 앵커(ANKR)는 상폐 경고를 받았다. 아모코인(AMO)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지 한 달 만에 해제되면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특히 롬(ROM)은 빗썸이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첫 투자유의 종목 지정과 상장 폐지, 픽썸 1라운드 1위를 차지했어도 사라진 불명예 암호화폐로 기록됐다.

빗썸의 픽썸은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IEO에서 책임을 커뮤니티(홀더)에 전가한 변칙 상장 시스템이다. 국내에서 빗썸이 최초로 시도했을 뿐 해외는 글로벌 3대장 중 바이낸스의 커뮤니티 코인, 후오비의 패스트트랙, OKEx의 상장투표 등을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한 바 있다.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토큰으로 투표, 결과에 따라 에어드랍을 받을 수 있어 거래소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로 통했다. 프로젝트의 팬덤이 두터울수록 이들의 거래소로 유입됐을 때 충성 고객으로 직결되며, 시장에서 또 다른 형식으로 검증된 프로젝트라 상장 심사도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소 토큰을 판매해 상장 전부터 거래소가 보증하는 프리세일처럼 둔갑해 부가 수익까지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부정 투표를 위한 계정 거래가 성횡하면서 스캠이 멀쩡한 프로젝트를 밀어내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예를 들면,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바이낸스 커뮤니티 코인 2라운드에서 캐리프로토콜(CRE)는 알파체인(APPA)에 밀렸다. 그 결과 악재로 작용해 캐리프로토콜은 당시 최종 방어선 5원대가 무너져 후폭풍이 거셌다.

A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힘들게 올라왔더니 나가라고 할거면 왜 뽑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가격과 거래기간 개런티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라 국내 코인판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며 말했다.

지난해 빗썸은 픽썸의 베타테스트를 종료하면서, 완전한 종료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테스트만 종료했을 뿐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상황에서 픽썸의 부활보다 시급한 것은 기존 픽썸 라운드 입상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보상이 시급하다는 것이 국내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B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2020년 알트 시장은 이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알트코인 사망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살아남은 프로젝트라면 적어도 유동성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며 "라운드 1위를 차지해도 다른 알트와 같이 상폐 심사를 받아 내보내는 판국에 누가 들어가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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