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와 위기 대응 능력, 고무줄 심사로 유명무실



위믹스(WEMIX)와 카바(KAVA)를 대하는 DAXA의 기준을 말이 많다. 비록 원화마켓을 운영 중인 거래소 5곳의 협의체로 출발해 투자 유의종목 지정과 연장심사 등 일련의 과정이 에프티엑스 토큰(FTT)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금법과 시행령, 감독규정 등 관계 법령에 유통량 공시 의무화 추가 명분과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대의가 있었지만, 확실하지 않은 기준 선정과 일정 연기에 따른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이 DAXA의 초기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1일 DAXA에 따르면 지난 17일 위믹스와 카바를 각각 24일 오후 11시 59분과 12월 15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연장 심사한다. 위믹스는 2차 연장, 카바는 1차 연장되면서 일각에서는 과거 거래소의 가두리 메타에 따른 단기 수수료 장사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비트에서 거래 중인 위믹스 / 자료=업비트

앞서 DAXA는 테라 사태 이후 위믹스와 카바, 에프티엑스 토큰을 연이어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같은 기간 업비트를 비롯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이 거래소마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유의종목 지정과 다른 기준을 앞세웠다.

특히 유의 종목 지정부터 연장 심사, 결과 고지 등은 DAXA의 내부 방침에 따라 거래소가 공동 대응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난 10일 에프티엑스 토큰 유의 종목 지정부터 상장 폐지가 확정된 11월 12일, 3일의 시간이다.

당초 DAXA는 유의 종목이 지정된 11월 10일부터 11월 24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앞세워 조기에 결과를 공개해 일찌감치 상장 폐지를 확정했다. 이를 위믹스와 카바의 경우에 대입하면 원칙보다 사태의 후폭풍과 바스프의 AML 책무 등이 반영, 이들도 정해진 일정보다 유동적으로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위믹스도 1차 연장 심사 기간을 11월 17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지정했지만, 이보다 앞선 약 4시간 전에 2차 연장을 고지했다. 이를 두고 지난 3일 2차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카바와 일정을 맞추려고 11월 17일을 선택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빗썸에서 거래 중인 위믹스 / 자료=빗썸

이러한 FTT의 조기 상장 폐지, 위믹스와 카바 연장 등으로 인해 DAXA와 대의명분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DAXA는 거래소 5곳의 협의체이자 이익단체의 성격이 짙으며, 일본 금융청과 JVCEA의 관계처럼 관계 당국이 권한을 위임한 단체도 아니다.

즉 투자자 보호를 앞세운 공동 대응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시세와 거래량에 영향을 주는 자충수(自充手)로 둔 것이 아니냐는 업계 관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ㄱ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연장 심사가 진행 중인 2종의 프로젝트가 있었고, 그다음 날(18일) 고지하는 것보다 미리 알려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라며 "다만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프로젝트의 소명자료에 흠결을 문제 삼은 이상 이전처럼 유의 남발이나 연장의 명분은 사라졌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 '카오'로 나선 DAXA, 횡포와 계몽 책임론 부각



스테이블 코인 카바(KAVA)가 위믹스(WEMIX)에 이어 DAXA의 두 번째 사냥감이 됐다. 

이미 위믹스의 공시 이슈로 국내 거래소 업계 BIG 5(실명계좌를 보유한 원화마켓 바스프) 연합체 DAXA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정식협회가 아닌 거래소의 야합으로 뭉친 탓에 프로젝트 길들이기를 명목으로 서슬이 퍼런 고강도 시장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시장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7일 DAXA에 따르면 업비트와 코인원은 카바(KAVA)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 11월 17일까지 재심사를 진행한다. KAVA는 업비트와 코인원에 상장된 프로젝트로 빗썸과 코빗은 해당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DAXA의 칼날이 BIG 5에서 거래 중인 공통 프로젝트가 아닌 2개 이상의 사업자에서 상장된 프로젝트도 해당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카바는 이달 초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받기 전 테라 트라우마를 경험한 거래소가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스테이블 코인이다. 현물, 법정화폐, 암호화폐 등 세가지 담보물 중에서 암호화폐 USDX를 페깅, KAVA-USDX의 스테이블 구조가 깨지면 바로 테라 임팩트로 연결돼 거래소가 기피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업비트에서 경고를 받은 카바(KAVA) / 자료=업비트

앞서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거래소는 지난 5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연관 가상자산' 리스트를 선별, 정부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거래소가 취급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공개한 바 있다. 또 유의종목 지정 전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페깅이 깨지면서 거래소가 '유의 촉구 안내'를 강조, 사실상 상장 폐지 경고 전 '권고' 수준으로 언급했던 프로젝트다.

문제는 두 차례의 경고 이후 진행된 투자 유의종목 지정 시기다. DAXA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테이블 코인은 테라 이후에 경각심이 생겼고, 거래소의 이해관계에 따라 충분히 유의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테라 이후 결성된 DAXA가 위믹스에 이어 카바를 다음 제물로 삼았다는 업계의 목소리는 곧 다른 스테이블 코인도 페깅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유의종목이 지정되는 의미다.

카바를 취급한 업비트는 ▲니어프로토콜(NEAR)-USN ▲웨이브(WAVES)-USDN ▲트론(TRX)-USDJ&USDD ▲하이브(HIVE)-HBD를 코인원은 ▲스페라엑스(SPA)-USDs ▲트론(TRX)-USDJ&USDD ▲팬텀 (FTM)-fUSD 등 회사 측이 거래 중인 스테이블 코인 리스트를 5월에 공개한 바 있다.

코인원에서 경고받은 카바(KAVA) / 자료=코인원

그 결과 업비트와 코인원에 상장된 카바뿐만 아니라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거래소의 교차 상장 프로젝트가 DAXA의 사정권에 들어온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위믹스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공시 오류보다 위믹스와 페깅된 위믹스달러-USDC 등도 스테이블 코인의 범주에 포함돼 이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카바와 달리 USDC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관련 커뮤니티에서 코인베이스 토큰이라 불릴 정도로 거래소 토큰임에도 페깅 이슈에 문제가 생길시 USDC-위믹스달러-위믹스 방식도 DAXA의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게임업계에서 카오는 PC 온라인 MMORPG에서 무차별 PK를 일삼던 일종의 변칙 플레이 혹은 플레이어를 말하는 데 국내 프로젝트팀 업계는 최근 DAXA의 행보와 비슷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전자는 또 다른 재미, 후자는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유의 종목 지정을 남발한다면 결국 퍼드의 중심에서 거래소의 공포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DAXA의 심사 기준이 철저하게 비공개인 상황에서 뒤에 숨어 이해관계만 앞세운 바스프를 향한 비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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