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의존도 높아 공지 메타로 흔들리는 프로젝트 4종|2차 거래소로 방어선 구축 필요성 제기


예년과 달리 빗썸의 상장 폐지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30일 불미스러운 일로 코스모코인(COSM)을 내보낸 이후 빗썸 의존도가 높은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공지 메타를 전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 거래소의 공지 메타는 프로젝트 시세에 영향을 주는 호재와 악재를 동반하는 탓에 '필요악'으로 통한다. 프로젝트의 로드맵 업데이트가 끊겼거나 스캠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의 '알림'으로 시세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18일 빗썸에 따르면 프레시움(PCM), 베잔트(BZNT), 퀸비(QBZ), 위쇼토큰(WET) 등은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빗썸의 원화 마켓이 전체 거래량의 9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2차 거래소 부재'가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잔류라면 피르마체인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거나 방출이라면 프로젝트의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상장 재심사가 진행 중인 퀸비 차트 / 자료=빗썸

과거 빗썸에 상장할 당시만 하더라도 빗썸-빗썸 글로벌이라는 전략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2차 상장 없이 빗썸의 원화 마켓에 의존한 탓에 공지 메타에 흔들리는 형국이다.

최근 빗썸에서 경고를 받은 이마이너(EM)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빗썸 상폐 영향이 미미하다. 이미 후오비 글로벌의 BTC와 USDT 마켓이 전체 물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후오비 글로벌의 의존도가 높은 것 외에는 빗썸 리스크는 덜하다. 

현재 업계는 퀸비와 프레시움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치 코인의 무용론과 국내 프로젝트 살리기라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빗썸 측도 재심사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퀸비는 이미 사라진 아이앤에스와 장고를 거듭하다 잔류가 확정된 애프앤비프로토콜처럼 3번의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또 예전과 달라진 빗썸의 탄력적인 상장 재심사 기간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전부터 빗썸은 상폐 경고를 보낸 날 기준으로 30일 뒤에 재심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현재는 다르다. 지난달 퇴출당한 코스모코인은 30일이 되기 전에 정리했으며, 프레시움도 8월 24일이 아닌 8월 14일에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 

8월 24일에 운명이 결정되는 프레시움 / 이미지=프레시움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 내부 이슈나 내년 3월을 대비한 몸집 줄이기,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를 위시한 글로벌 진출 등 소문이 무성하다.

빗썸 측은 오는 24일부터 프레시움부터 잔류와 거래 지원 종료 등 재심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빗썸과 빗썸 글로벌 동시 상장 프로젝트, 쌍끌이 흥행 실패


빗썸의 5월 상장 폐지 테마는 '집안싸움'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빗썸 패밀리로 묶인 빗썸 코리아와 빗썸 글로벌이 '동시 상장'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상폐 칼날을 겨눴다.

업비트와 업비트 APAC(업비트 인도네시아, 업비트 싱가포르)이 일부 프로젝트의 오더 북을 공유하는 것을 제외하고, 상장과 관련된 기준이 다른 것처럼 빗썸 코리아와 빗썸 글로벌도 독자적으로 상폐를 진행 중이다.

25일 빗썸 코리아에 따르면 애프앤비 프로토콜(FNB), 퀸비(QBZ), 더블유플러스(WPX), 피즈토큰(FZZ) 등이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4종의 프로젝트는 빗썸 코리아와 빗썸 글로벌에 동시 상장된 프로젝트로 빗썸 코리아에서 퇴출당하면 빗썸 글로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달 23일 퇴출 경고를 받은 애프앤비 프로토콜 / 자료=빗썸

애프앤비프로토콜은 빗썸 코리아, 빗썸 글로벌, 빗썸 싱가포르 등에 상장했지만 빗썸 의존도가 높다. 일각에서는 서로 다른 기준에 따라 프로젝트를 관리해 빗썸 코리아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과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애프앤비 프로토콜은 2018년 4월 1일에 최초로 발행한 프로젝트로 총발행량 24억9000만160개 중에서 23억6556만8413개를 유통, 전체 물량의 95%가 풀려 우상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힘없는 알트코인은 1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속설을 극복, 2년 된 시점에 100%에 가깝게 유통해 프로젝트의 가능성으로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자수익률(ROI) -97.57%가 보여주듯 빗썸의 공지 메타로 상승 곡선을 타기에는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빗썸의 원화마켓이 전체 물량의 88%를 소화하고 있어 비트소닉의 10%, 빗썸 싱가포르의 0.1%로 방어선을 구축하기에 역부족이다.

상장한 지 3개월 만에 경고를 받은 피즈 토큰 / 자료=빗썸

지난달 21일 쟁글이 애프앤비 프로토콜의 사업 중단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해 재단 측은 올해 3분기까지 로드맵을 공개했음에도, 이틀 뒤 23일 빗썸은 애프앤비 프로토콜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이후 상장 재심사를 거쳐 다시 연장된 상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를 두고 공시 플랫폼보다 빗썸이 애프엔비 프로토콜의 '프랜차이즈 토큰'의 효용성에 의문을 품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빗썸 패밀리에서 경고장을 보낸 프로젝트 4종은 상대적으로 거래 기간이 짧다. 빗썸 코리아에 따르면 애프앤비 프로토콜과 피즈토큰은 지난해 10월에 상장, 7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더블유플러스와 퀸비는 각각 올해 1월과 2월에 상장된 프로젝트로 빗썸 원화마켓 의존도가 100%다.

이들의 운명은 오는 28일 퀸비를 시작으로 내달 11일 더블유플러스, 18일 피즈토큰 순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투자유의 종목 지정돼 연장됐어도 방출한 사례 존재


지난해 11월 21일 상장 폐지된 롬(ROM)을 시작으로 지난달 8일 베네핏까지 빗썸의 알트코인 방출은 19개를 기록 중이다. 현재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것만 8개로 적어도 4개의 프로젝트가 위험한 상황이다.

2일 빗썸에 따르면 다빈치(DAC)와 아이앤에스(INS)는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다시 재심사를 진행 중이다. 플레이엑스(PLX), 모네로(XMR), 버지(XVG), 비에치피(BHP), 애프앤비프로토콜(FNB), 퀸비(QBZ)는 상폐 경고를 받았다.

오는 8일경 다빈치의 상폐 결과를 시작으로 5월만 프로젝트 8개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 중에서 모네로와 버지는 빗썸 의존도가 높은 프로젝트가 영향은 미미하지만, 문제는 빗썸 의존도가 90%에 육박한 프로젝트다.

즉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돼 입금이 차단된 이후 제2차와 제3차 거래소에 상장하지 못하면 졸지에 알트코인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플레이엑스 93.36% ▲애프앤비프로토콜 97.76% ▲퀸비 74.36% 등이 '위험' 수준으로 분류된다. 특히 애프앤비프로토콜은 빗썸, 빗썸 글로벌, 빗썸 싱가포르 3곳에 상장돼 속칭 빗썸의 백업이 없다면 프로젝트 시작 이후 존폐 위기에 몰렸다.

최근 해킹으로 홍역을 치른 퀸비는 74.36%라는 점유율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처럼 보이나 단일 거래소 의존도가 높아 빗썸 글로벌의 0.06%로 방어를 하기에 역부족이다.

빗썸의 상장 폐지 영향과 무관한 프로젝트는 다크코인으로 분류된 모네로와 버지 등 2종에 불과할 뿐 나머지는 빗썸의 원화마켓 의존도가 높아 2차 상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다빈치와 아이앤에스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다시 연장됐지만, 이조차 안심할 수 없다. 앞서 빗썸은 롬, 디에이씨시, 이더제로, 베네핏 등을 경고 이후 재심사를 진행해 상장 폐지한 전례가 있다.

이미 빗썸을 비롯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상장 당시 시가총액과 비교해 기준에 미달하거나 낮은 유동성, 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방출하는 탓에 모네로와 버지를 제외한 6개의 프로젝트에 잔인한 5월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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