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 고운 소녀가 피에 굶주린 프로레슬러로 변신한다




지난 19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극악여왕.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프로레슬러 '덤프 마츠모토'의 존재를 몰랐다. 

그저 느낌이 남다른 유리양 레트리버가 연기한 마츠모토 카오루가 각성, 덤프트럭을 몰고 다니는 아버지를 향한 분노가 덤프 마츠모토로 진 각성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부일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레슬링 팬으로 드라마를 보느냐 혹은 순수한 여고생의 프로레슬러 되기와 같은 성장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기자는 후자의 시선에서 오랜만에 5회차를 한 번에 정주행할 정도로 적당한 코미디와 풍자, 이야기의 이음새와 콧등이 살짝 찡그리게 하는 소소한 감동까지 이어진 극악여왕의 후기를 시작한다.

넷플릭스가 소개한 극악여왕은 1980년대에 여자 프로레슬링 붐을 일으켰던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 덤프 마츠모토의 비화를 다룬 시리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드라마의 배경은 프로레슬링 시장의 이면을 그대로 따라가며, 카오루가 덤프로 변해간 이후에도 이야기를 다룬다.

극악여왕은 5회차임에도 3회에서 분기점이 생긴다. 순수함을 간직한 마츠모토 카오루에게 프로레슬러 재키는 여신 그 자체였다. 당연히 불우한 가정 환경에 놓인 카오루의 탈출구와 구원해 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천사였기에 해방구가 필요했다.

어머니의 추천으로 빵집 점원으로 출근한 첫날부터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또 다른 카오루와 인연으로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게 된 마츠모토 카오루. 특히 오디션 동기로 만난 나가요 치구사와 같이 연습하면서 노는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들이었지만, 일부 장면에서 나가요와 한 몸이 될 수 있는 복선을 배치해 거리두기를 설정한 것도 이채롭다.

프로레슬링이 스포츠로서 무도가처럼 걸어갈 길인지 혹은 캐릭터와 각본, 쇼 등 링 안에서 벌어지는 엔터테인먼트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정해지지 않았다. 적어도 극악여왕은 링 안팎에서 벌어지는 등장인물과 이야기의 만듦새로 덤프 마츠모토의 시작부터 극이 마무리되는 5화까지 쉼 없이 달렸다.

나가요 치구사와 덤프 마츠모토의 삭발 매치에서 친구의 손을 잡는 대신 눈물이 가득 고인 덤프 마츠모토의 시선 처리 장면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 장면이다. 친구의 손을 잡으면서 우정을 선택한 카오루를 기대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면서 덤프의 마성을 분출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덤프 마츠모토의 피 땀 눈물을 간직한 극악여왕을 보고 나서야 또 다른 레슬링 드라마를 찾게 된 게 수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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