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래 걸렸다. 오래간만에 독서의 참 맛을 일깨워준 호모레퍼런스(저자 김문식 한양대학교 국제관광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자라는 직업에 투영하기 좋은 일종의 영감(靈感) 영양제 수준이었다.

처음에는 책 제목만 보고 인류의 역사를 찾아가는 세계테마기행과 같은 교과서 느낌이 강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기자의 착각이었을 뿐 오히려 항상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했던 보이지 않는 벽을 넘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기자가 좋아하는 문장은 '호모 사피엔스는 타인의 경험과 지식을 관찰·학습·비판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가치와 창조를 이뤄왔다'로 익히 알고 있는 인류사를 논할 때 일종의 명제나 정의처럼 굳어진 표현이다. 이 책은 단순한 뿌리를 찾아 나선 역사 탐방이 아닌 참조와 창조에 대한 고민과 숙제, 이를 대처하는 이들의 방식을 관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촘촘한 글의 이음새가 돋보인다.

주제가 다르지만, 기자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중에서 오리진(이집트), 오디세이(그리스), 발할라(잉글랜드) 등으로 이어진 신화 시리즈를 여전히 플레이 중이며, 다회차 플레이를 이어갈 정도로 역사의 흔적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플레이 성향을 가진 이에게 호모레퍼런스는 단어는 책을 읽기 전까지 선뜻 와닿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낯선 단어였기에 호모레퍼런스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책을 읽어 나가지는 않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오히려 머리말부터 시작해서 연달아 등장하는 챕터는 단순한 세계사의 흐름이 아니라 그러한 변화 속에서 누군가는 적응이나 대응, 순응 등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숙제처럼 풀어왔다. 바로 이 부분이 인류사 연구가 아닌 인류가 회사나 팀원, 직업 등으로 다른 대상으로 치환됐을 때 오밀조밀하게 숨겨진 해법이 보인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호모레퍼런스는 1+1=2라는 공식이나 시험문제처럼 문제 풀이를 설명한 것이 아닌 '어떻게'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진다는 사실이다. 실제 저자가 독자에게 묻는 말이 아니라 일종의 시뮬레이션처럼 특정 상황에서 이렇게 극복해야 한다가 아닌 각자 방식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지성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가 아닐지 생각한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역사를 외워서 보는 게 아니라 물 흐르듯이 풀어낸 것도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1+1=2는 구석기나 신석기의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다른 지역의 1과 또 다른 지역의 1이 만나 2가 됐다는 일종의 수수께끼를 풀어 보물을 찾아내는 모험의 재미와 비슷하다.

특히 항상 뉴스(News)의 생산자이자 전달자로서 창조가 아닌 참조와 인용이라는 경계에서 호모레퍼런스는 확실한 나침반이 됐다. 질문이 아닌 답을 먼저 제시하고, 고민과 질문의 원동력을 호기심과 관찰 등으로 풀어낸 일종의 지침서나 자기 계발서의 모범이라 생각한다.

'관점을 보다 넓게 가진다면 그 길은 더욱 명확하고 빨라질 것이다'라는 문장이 준 울림은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필자에게 맞춤형 충고로 인식, 앞으로 지금보다 정진하겠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55632444937?cat_id=50005775&frm=PBOKPRO&query=%ED%98%B8%EB%AA%A8%EB%A0%88%ED%8D%BC%EB%9F%B0%EC%8A%A4&NaPm=ct%3Dmifjleg0%7Cci%3Da57303801f4b1be8c41e024b0a97436aaf79d17e%7Ctr%3Dboknx%7Csn%3D95694%7Chk%3D6dc51f070a65ca20c4a5661058812707cb88d1d2

 

호모레퍼런스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