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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번역 개발에 집중한다던 팀에서 시작한 "참여번역 Q". 한시간 정도 사용해 보니 UI와 Flow가 너무 같다. 특히 메모 부분이나 사진 및 음성 전달 부분은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 같아 처음 써보는 서비스이지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

네이버의 갑질 횡포에 유망한 스타트업 업체가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6월 17일 네이버는 '참여번역 Q'라는 집단 지성을 활용한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서비스 시작과 함께 이전에 국내 스타트업 플리토가 선보인 '플리토'의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플리토는 2012년에 설립, 웹과 모바일(iOS, Android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정보를 모국어로 접할 수 있는 집단지성 서비스다. 일정 비용을 받고 번역을 요청하는 사람과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전 세계 500만 사용자가 제공하는 자연스럽고 정확한 번역으로 현재까지 1800만 건을 완료한 유망한 서비스다.

그 결과 사업 모델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90억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랬던 유망한 서비스와 스타트업은 네이버가 죽이기에 나선 셈이다.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는 페이스북에 "와~~!! 플리토인지 알았네. 인터페이스는 살짝 바꿔주시지...네이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3년전 번역팀과 미팅을 했던 날이 기억나네요. 참신한 서비스라고 본부장님 팀장님등 많은 분들이  플리토를 칭찬해주셨는데.. 뭐 더 잘할 수 있는데서 하면 되는거죠. 허허허"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참여번역 Q"를 출시한 팀이 바로 현재도 우리와 계약관계에 있고 데이터 판매계약을 진행중인 어학사전&전문정보팀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대표로서의 좋은 자질이 아니다. 고객사의 가랑이 아래를 기고 구두를 핥아서라도 매출을 올리고 회사를 키워도 모자랄 판에 사사로운 감정으로 이런 글을 적는 것은 분명 어리석고 후회할 행동이다. 그래도 내 공간에서 나도 작은 넋두리 하나 해보고 싶다."라고 한탄했다.

지금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플리토와 계약 관계인 네이버의 '어학사전&전문정보' 팀에서 플리토의 카피캣을 출시했다. 네이버는 자동 번역 개발에 집중하고, 유저참여는 네이버가 진출한 분야가 아니라고 말한 네이버 관계자의 말만 믿고, 작금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서비스 영역에 진출, 시장의 파이를 키워 이전보다 나은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문제될 일이 없다. 그러나 계약을 맺은 파트너의 사업 모델과 서비스 영역을 넘본다면 네이버가 플리토를 상대로 갑질의 횡포라는 단어가 자연스러워진다.

이정수 대표는 "우리가 허탈한 건 덩치큰 기업으로부터 우리가 보호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껍데기만 베낀 차가운 서비스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철학으로 만든 따뜻하게 살아 숨 쉬는 서비스가 너무 안쓰러워 보여서이다. 마음이 시릴 정도로 안쓰럽기 때문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은 플리토 이정수 대표가 아쉬움이 담아 페이스북의 적은 글의 전문이다.

플리토는 네이버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

그리고 네이버내의 팀 중에서도 어학사전&전문정보팀과 플리토 내의 언어 데이터 즉 Corpus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네이버 측은 2014년 5월 첫만남 이후 적지 않은 데이터를 구입하였고 2016년 7월 현시점에도 (스타트업에겐) 꽤 많은 금액의 계약이 이루어져 데이터 판매가 진행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대표로써의 좋은 자질이 아니다. 고객사의 가랑이 아래를 기고 구두를 핥아서라도 매출을 올리고 회사를 키워도 모자랄 판에 사사로운 감정으로 이런 글을 적는 것은 분명 어리석고 후회할 행동이다. 그래도 내 공간에서 나도 작은 넋두리 하나 해보고 싶다.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다. 이번 "참여번역 Q"를 출시한 팀이 바로 현재도 우리와 계약관계에 있고 데이터 판매계약을 진행중인 어학사전&전문정보팀이라는 사실이다. (그 관계자 분들도 현재 내 페북의 친구이다.)

2014년 첫 미팅 당시 해당 팀 관계자분들에게 서비스 소개를 하였고 관계자분들은 이미 존재하였던 네이버 어학사전 예문 이용자 참여 번역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데 플리토는 보상시스템 등으로 유저 참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신기해하였다. 또 텍스트를 떠나 음성이나 사진등의 번역 유도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셨다. 네이버는 "자동번역 개발"에 집중을 하고 유저참여쪽은 네이버가 진출할 분야는 아니라고 하였다. 모두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인상도 너무 선하셔서 매번 네이버와 만난 후에는 기분이 좋았었다.

자동번역 개발에 집중한다던 팀에서 시작한 "참여번역 Q". 한시간 정도 사용해 보니 UI와 Flow가 너무 같다. 특히 메모부분이나 사진 및 음성 전달 부분은 우리서비스를 사용하는 것 같아 처음 써보는 서비스이지만 한치의 망설임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

난 큰 기업에서 스타트업의 서비스 진영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무한 경쟁시대에서 초기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기르지 않은 채 대기업이 밥그릇을 넘본다고 징징거리는 건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우리가 할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주변에 큰 기업들도 결국 그 무한 경쟁에서 생존한 스타트업들이었다.
하지만 허탈한 웃음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있다.

플리토와 흡사한 이 서비스가 존경받는 굴지의 기업이자 플리토의 파트너사 그리고 하필이면 그 파트너사 내의 팀 중 플리토와 직접 계약을 맺은 팀에서 나온 서비스라는 것이다.

항간에 정부에서 이런 것을 규제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과연 법률로 해결될 문제일까?
한국의 문화.. 
한국의 문화는 스타트업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대기업은 스타트 업의 서비스를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작은 회사 그리고 나이어린 사장 이 두가지는 한국문화에서 무시받기 딱 좋은 기준이다.
"A라는 듣보잡 회사 대표 누구야? 어리네. 학교는 어디나왔어? 아 거기? 내 후배네. 걔네가 뭐 알어? 우리가 직원들도 더 많고.. 그런 서비스 두달이면 만들어. 가서 똑같이 만들어와 "

이런 과정은 어느 대기업이나 판치고 있다. 과연 그걸 제재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 수 있을까? 이건 한국의 문화인데..? 우린 이렇게 교육받았는데..?

스타트업에는 창업자의 철학이 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적은 무엇인지. 수 많은 창업자들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하루를 불태운다.

미국에서 스타트업 시장의 M&A가 활발한 이유,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 이건 결코 그들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의 개발진이라면 그들이 인수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기술은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들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진정한 이유는 결국 그 서비스를 만든 철학을 사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허탈한건 덩치큰 기업으로 부터 우리가 보호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껍데기만 베낀 차가운 서비스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철학으로 만든 따뜻하게 살아숨쉬는 서비스가 너무 안쓰러워 보여서이다.
마음이 시릴 정도로 안쓰럽기 때문이다.
어차피 무한 경쟁이다. 정신차려야지. 

네이버 할배가 와도 어차피 번역은 플리토다.
언능 브라우져 켜고 네이버 검색창에서 번역시장 검색해봐야지.
검색은 역시 네이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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