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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의종목 57종, 상장폐지 28종, 정책 변경 2회|디파이 열풍 이전 알트코인 죽이기 나섰던 빗썸


지난해 10월 10일 롬(ROM), 디에이씨씨(DACC), 아모코인(AMO) 등 프로젝트 3종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 일명 상장 폐지 경고와 함께 공지메타를 시전했던 빗썸.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첫 상장폐지였으며, 특히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의 '상장 투표'를 벤치마킹했던 '픽썸'의 1라운드와 1위와 2위, 롬과 아모코인을 지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롬은 빗썸의 픽썸 흔적 지우기와 디에이씨씨와 함께 빗썸의 첫 상장폐지 프로젝트가 됐다. 더욱 빗썸의 상장폐지 잔혹사는 다크코인, 스캠, 시세조작 등 국내 암호화폐 업계의 단면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가 됐다.

9일 <본지> 트래킹 팀이 '2019년 10월 10일부터 2020년 10월 9일'까지 빗썸의 투자유의종목과 연장, 폐지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투자유의종목 지정 57종 ▲상장폐지 28종으로 집계됐다.

위쇼토큰(WET)은 빗썸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10월, 올해 8월에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프로젝트로 집계 결과에 2회로 포함시켰다는 것을 일러둔다.

알트코인 사망설이 설득력을 얻었던 2019년 상장폐지 9개
빗썸은 지난해 롬, 디에이씨씨, 프리마스(PST), 기프토(GTO), 에토스(ETHOS), 솔트(SALT), 큐브(AUTO), 미스릴(MITH), 폴리매스(PPLY) 등 총 9개의 프로젝트를 지정해 상장폐지했다. 이 중에서 롬과 디에씨씨는 픽썸 1라운드 1위와 2위, 큐브는 픽썸 2라운드 1위로 선정됐던 프로젝트였다.

특히 투자유의종목 지정-상장 재심사-상장폐지를 진행한 롬과 디에이씨씨를 제외하고, 7개의 프로젝트는 모두 상장 재심사를 생략한 채 단칼에 쳐냈다. 당시 빗썸의 상장폐지 정책은 지금처럼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30일의 재심사 기간을 진행한 것도 아니었다.

예를 들면, 롬은 2019년 10월 10일에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다음달 7일에 상장 재심사가 확정됐지만, 2주 만에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빗썸의 상장폐지가 진행될 때마다 거래소의 고유 권한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권한보다 권력에 치중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명 공지메타라 불리는 거래소의 공지 한 줄이 프로젝트의 호재로 작용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그동안 시세 곡선이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돼 우상향을 그리는 현상 탓에 또 다른 거래소의 공지 메타 혹은 가두리 메타라는 비아냥을 듣기 시작했다.

이는 거래소가 프로젝트의 기술보다 시세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으로 개입해 시장의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야기와 함께 항간에 떠도는 '상장 재심사 비용 청구' 소문도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공식적으로 상장 비용과 재심사 비용은 악의적인 소문과 억측이라고 선을 긋는다.

공지메타와 스캠 비호설 선 긋기 나서
빗썸은 1년의 상장폐지 잔혹사를 써 내려가는 동안 '투자유의종목'과 관련된 정책을 변경하거나 신설했다. 앞서 언급했던 투자유의종목 공지로 인해 프로젝트의 시세에 영향을 주는 공지메타가 시전되고, 빗썸에 상장된 일부 프로젝트가 상장 전후로 시세조작을 감행해 이를 눈감아준다는 소문까지 돌자 정책을 변경한 셈이다.

올해 2월 빗썸은 스트라티스와 앵커, 베네핏 등의 3개의 프로젝트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입금 중단'으로 변경했다. 이전까지 상폐 경고를 띄웠음에도 입금을 허용해 '공지메타'의 효과는 엄청났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입금 중단은 상장 재심사 결과에 따라 해지되면 허용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베네핏(BNP)이 쏘아 올린 로켓메타로 부른다.

빗썸이 신규 정책을 적용하기 전 베네핏은 1월에 상장과 동시에 재단이 다수의 계정을 동원해 '시세 조작'을 시도해 빗썸에 발각됐다. 당시 빗썸이 밝힌 사유는 '재단 측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계정을 통한 부정한 거래시도'였다. 거래소 상장시 제출했던 '유통량'과 상장 이후 유통된 수량이 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거래소와 프로젝트의 밀월 관계도 합이 맞아야 한다는 비아냥과 함께 베네핏은 빗썸의 상폐에도 아랑곳없이 다른 거래소에 상장했다. 그것도 시세조작으로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음에도 이를 받아준 거래소가 있었고, 이때부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수수료 장사'만 할 수 있다면 스캠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이패스로 통했던 스왑 지원도 안해
또 다른 정책 변경은 지난 4월 3일부터 적용된 메인넷, 하드포크, 에어드랍, 스왑 등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조항의 추가다. 당시 배다른 동생까지 상장으로 받아주는 스왑 이슈의 주인공은 아이앤에스(INS)였다.

아이엔에스는 빗썸에 아이엔에스(INS Ecosystem)라는 이름으로 2018년 10월 18일에 입성, 올해 7월 30일에 상장 폐지됐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올해 3월 26일 최초로 상폐 경고가 뜬 이후 ▲4월 23일 ▲5월 21일 ▲6월 18일 ▲7월 16일 등 총 4회에 걸쳐 상장 재심사를 진행했다.

인솔라 재단은 지난 2월 메인넷 공개 후 ERC-20 기반 토큰 INS를 XNS로 10배 비율로 스왑하는 'INS→10 XNS'를 8월 3일까지 진행했다. 일련의 상황을 정리하면 재단의 메인넷 공개, 거래소의 상폐 경고, 재단의 스왑 비율과 일정 공개 등이 맞물려 빗썸은 아이엔에스를 두고, 장고를 거듭했다.

하나의 재단이 리브랜딩과 또 다른 프로젝트를 발행, 스왑을 통해 수명을 연장해 이미 상장된 암호화폐를 자연스럽게 추가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방식이 이전까지 통했지만, 빗썸이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 이전까지 조건없이 지원했던 프로젝트의 패턴을 경고하는 동시에 알찬 프로젝트만 남겨두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리하면 이러한 정책 변경은 빗썸의 상장폐지 잔혹사 중에서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베네핏은 78일이라는 최단기간 거래 기간, 아이엔에스는 4번의 상장 재심사 등으로 기록되며, 현재까지 이들의 기록을 넘볼 수 있는 프로젝트는 없다.

애프앤비프로토콜과 퀸비가 총 3번의 상장 재심사를 진행했지만, 8월에 사이좋게 상폐 경고가 해제되며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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