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부적절한 발언이 튀어나오는 80년대 아저씨
남자 셋, 여자 셋이 등장하는 시스콤 형식을 취한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원제 : 不適切にもほどがある!). 이면에는 1980년대 중학교 야구부 감독 오가와 이치로를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를 드나들며, 그가 겪는 좌충우돌 모험기이자 묘한 울림이 있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이 세계 장르물처럼 타임슬립 형식을 취한 작품의 공통점은 '그때는 그랬지'와 '지금은 무엇이 다른데?'라는 두 가지의 주제를 담는다. 과거의 꼰대가 미래의 멘토로 포장되기도 하고, 사이다 발언을 이어가는 현자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비록 작품의 배경이 일본으로 설정돼 일부 장면과 설정(흡연, 성적인 농담)이 정서상 다르지만, 정극이 아닌 개그물로 승화한 덕분에 특정 시대상의 모습을 미화하는 일부 장면을 제외한다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설정을 잡는 1화는 기연의 연속이다. 2024년으로 버스를 타고 넘어온 오가와 이치로의 눈에 들어온 세상은 신세계 그 이상이었다. 지금은 모든 게 자연스러움의 극치지만, 과거의 기준에서 본다면 스마트 폰은 발명품 그 이상의 시대를 관통하는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정서는 다르지만, 딸 오가와 준코를 향한 부성애의 아이콘 오가와 이치로처럼 사키사카 사카에와 사키사카 키요시의 모자가 겪는 과거와 미래 체험기는 남다르다.
사회학자로 분한 사키사카 사카에의 시선에서 과거의 학교는 불합리와 부조리 그리고 편협함의 그 자체였고, 이에 대한 문제 의식도 없었다. 반면에 미래로 넘어간 오가와 이치로의 시선에서 당시 젊은이들의 나약함은 볼썽사나울 정도로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이들의 시선에서 과거와 미래는 사회적 인식(社會的 認識)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의 연속이다.
극 중에서 '컴플라이언스'로 표현된 사회적인 통념은 단순한 세대 갈등이 아니었다. 본인이 처한 상황과 자기 생각보다 남들의 시선부터 의식하는 미래에 비춰 과거는 무법지대처럼 극단적으로 설정된 탓에 '나 때는 말이야'로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게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10화로 구성된 드라마 전개는 등장인물의 관계도가 후반으로 갈수록 서서히 밝혀지며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다. 결국 미래도 과거와 다를 바 없고, 미래에서 벌어진 결과를 과거에서 바로잡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10화에서 막을 내린다.
개그물인 덕분에 감독과 작가와 특정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대사는 없었다. 오히려 갈등과 봉합, 화해와 사과, 사랑과 우정 등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려는 의도였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향후 한국에서 리메이크로 만날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가 응답하라 시리즈와 다른 정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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