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 평소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김 모씨는 황당한 공지를 봤다. 어제 11만원을 결제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본 것.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예전에 이용했던 환불 대행업체를 통해 '환불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다시 문의해 3주 뒤에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2 국내 유수 서비스 업체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에 300만 원 이상 결제한 최 모씨. 개인적인 사정으로 게임 접속이 뜸해질 듯해서 환불 업체를 통해 환불 받기로 했다. 과거 20%에 머물던 수수료도 경쟁이 붙어 15%까지 내려 이전보다 손쉽게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위의 사례는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심심치 않게 환불에 성공했다는 후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환불은 일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환불 대행업체가 난립하면서 '환불 수수료' 경쟁이 붙어서 카카오톡 오픈 채팅과 메일 상담 등 간편해진 절차로 환불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묻지마 환불 정책 고수하는 플랫폼 사업자
국내외 모바일 게임 개발사나 서비스 업체는 애플과 구글의 오픈마켓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한다. 자연스럽게 게임을 마켓에 등록하려면 결제시 수수료가 발생하며, 이 수수료는 오픈마켓의 매출로 이어진다.

현재 원스토어로 통합되기 전까지 이통3사는 각자 앱 마켓을 별도로 운영했지만, 토종 오픈마켓으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 그만큼 애플과 구글이 구축한 오픈마켓 생태계는 견고했으며, 확실한 효과를 가진 애플과 구글의 오픈마켓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환불 사태에 게임업체는 속수무책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 환불은 일부 사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팁으로 받아들여 누구나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결제한 금액에 한해 묻지마 환불 1회'를 진행하는 오픈마켓의 규칙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결제했다면 핵(비정상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을 사용하다 계정 제재를 받더라도 '묻지마 환불 정책'을 활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게임 커뮤니티에서 극소수만 알던 정보가 이제는 환불 대행업체가 나서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환불과 관련된 사기 피해가 적은 이유는 이들이 '환불 수수료'를 환불에 성공한 이후에 회수하기 때문이다.

주요 검색 포털에서 모바일 게임 환불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구글 환불 방법, 구글 플레이 환불 방법 등도 모자라 환불대행 업체가 보도자료까지 배포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신작 출시와 동시에 매출 직격타
현재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의 주요 매출은 뽑기다. 결제한 이후에 게임 내 캐시를 충전해서 뽑기 상점에서 무기나 아이템, 캐릭터 등을 획득할 수 있다. 당연히 좋은 아이템을 획득하려면 많은 금액을 결제할 수밖에 없고, 등장 확률조차 '로또 1등'보다 낮은 확률에 도전하는 탓에 상식을 초월한 금액을 결제하는 것은 일상이다.

좋은 아이템이 나온다면 문제가 없지만, 속칭 돈을 쏟아붓고도 나오지 않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게임 커뮤니티에 확률 조작 게임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환불 대행업체를 찾기 시작한다.

서비스 업체는 신작을 출시할 때마다 환불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 관련 커뮤니티에서 콘텐츠 업데이트와 패치 내용을 설명하는 것도 바쁜 와중에 '환불 악용으로 인한 제재 안내' 공지를 수시로 올릴 정도로 속수무책이다.

환불 권한이 서비스 업체에 없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체 중에서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 게임빌, 네시삼십삼분 등 일부 업체만 환불을 직접 처리한다. 이들은 환불 대행업체 사이에서 '블랙'으로 통하며, 환불 대행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설명해준다.

그러나 넷마블조차 모든 모바일 게임의 환불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일부 게임의 환불 권한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탓에 환불 대행업체를 통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구글 관계자는 "빠르고 정확한 고객 응대를 제공하고 공정한 게임 환경을 장려하고자 일부 개발사의 경우에는 모든 환불 문의를 개발사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직접 환불을 진행할 수 있는 업체의 선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

환불 문제를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일부 업체도 선정된 시기와 게임을 공개하지 않는다. 환불 업체를 선정하는 구글이나 선정된 업체가 공개를 하지 않는 가운데 환불 대행업체만 성행하고 있으며, 그저 지켜만 볼 수 있는 업체만 늘어가고 있다.

뾰족한 대책이 없어 순수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