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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폰 2008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나스닥서 상장 폐지설도 나와


전 세계를 호령했던 글로벌 소셜 커머스 그루폰(GROUPON)이 일본에서 철수한다. 2010년 8월 일본의 쿠폰 공동 구매 사이트 큐팟(Q : pod)을 인수, 그루폰 재팬으로 시작했음에도 10년 만에 쿠폰 판매 종료 공지와 함께 사실상 일본 사업에서 손을 떼는 셈이다.

한때 공동 구매를 앞세워 반값 할인에 나섰던 쿠팡-티몬-위메프 등이 소셜 커머스에서 e-커머스로 체질을 개선했지만, 그루폰은 이전부터 할인 쿠폰 판매 외 그루폰 굿즈, 여행 상품 판매, 라이브 할인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음에도 아마존이나 익스피디아와 경쟁하면서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 19로 글로벌 여행, 숙박, 외식 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그루폰도 예전의 기세를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그루폰 재팬은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 쿠폰 판매는 중단됐으며, 기존에 판매한 쿠폰은 12월 27일 이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 홈페이지의 모든 기능은 고객지원 메뉴만 활성화됐으며, 환불 관련 안내는 채팅과 이메일로만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그루폰 재팬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루폰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아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내달 27일 그루폰 재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퇴사한다. / 자료=그루폰 재팬 블로그 갈무리

그루폰은 2008년 11월에 설립, '저렴한 쿠폰을 한정 판매'하는 플래시 마케팅으로 우뚝 선 기업이다. 일본의 사례처럼 직접 진출보다 현지 쿠폰 할인 업체를 인수, 지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현지화를 진행했다.

특히 일본 시장 진출은 회사 창립 3년 만에 추진할 정도로 한국과 함께 아시아를 거점으로 삼아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국가였다.

하지만 일본 진출과 동시에 터진 '오세치 사태'로 그루폰 재팬의 이미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오세치 요리는 우리나라 설날에 먹는 떡국처럼 일본 설에 먹는 전통 요리로 당시 버드카페라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2만엔 요리를 50% 할인, 1만 엔에 판매한 바 있다.

문제는 실제 제품을 수령한 고객들의 인증 사진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반값이 무색할 정도의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12월 31일까지 배송하겠다는 시한까지 넘기며, 배송부터 품질 서비스까지 최악으로 평가받았다.

2014년 그루폰 재팬은'오세치 설날 특집'을 시작하면서 '오세치 사태'를 언급했다. / 자료=그루폰 재팬

그 결과 이듬해 2011년 1월 1일 그루폰 재팬은 전액 환불을 진행하고, 버드카페를 운영하는 대표는 사임했다. 4년 뒤 그루폰 재팬이 '오세치 사태'를 직접 언급하면서 '오세치 설날 특집'을 개설해 주목을 받았다.

일본은 오세치 사태로 각인된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해 그루폰 재팬의 영업 중단에 불과하지만, 현재 그루폰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1년 IPO 이전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수를 위해 58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한 후 주당 20달러로 입성해 약 13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그루폰. 지난 4월 주당 1달러 미만으로 '코로나19 쇼크'를 겪은 이후 후유증이 여전하다.

지난 3월 리치 윌리엄스(Rich Williams) CEO와 스티브 크렌저(Steve Krenzer) 최고 운영 책임자(COO)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루폰의 북미 법인장 애런 쿠퍼(Aaron Cooper)를 임시 CEO로 임명하면서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문제는 4월 위기설에 적대적 인수합병의 먹잇감으로 떠올라 그루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8월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된 그루폰의 로드맵 / 자료=그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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