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거래소 10곳 명단 공개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Philippines)가 미등록 거래소, 즉 불법 거래소 명단을 공개하면서 규제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허가받지 않고 불법 영업을 일삼는다며 바이낸스 퇴출을 공언한 필리핀 정부 당국의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4일 필리핀 SEC,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 등에 따르면 ▲오케이엑스(OKX) ▲바이비트 ▲멕스씨(MEXC) ▲쿠코인 ▲비트겟 ▲페멕스▲코인엑스(Coinex) ▲비트마트 ▲폴로닉스 ▲크라켄 등 총 10개 거래소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현재 필리핀은 중앙은행에 등록된 거래소만 합법이며, 그 외에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현지 규제에 따라 거래소는 국내 바스프(VASP)처럼 필리핀은 카스프(CASP, Crypto-Asset Service Providers)로 정의한다.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가 경고한 거래소 명단 / 자료=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

지난 5월에 공표된 카스프 규제는 크게 현지 법인 설립과 AML 준수 등 일반적인 국내외 암호화폐 규제 시행을 앞두고, 신고 수리에 필요한 사전 준비다. 그래서 이전부터 현지 영업이 필요한 카스프 한정으로 라이센스를 획득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했지만, 기존 사업자 외에는 3년 동안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강경책으로 인해 글로벌 거래소들이 대거 퇴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필리핀은 중앙은행의 허가와 심사, 관리와 규제는 증권거래위원회가 수행하는 등 국내와 달리 이중 규제로 안전장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단 SEC 측은 명단을 공개한 10곳 외에도 다른 사업자도 불법으로 규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명단에서 멕스씨, 쿠코인, 페멕스, 코인엑스, 폴로닉스, 비트마트 등 6곳은 국내 특금법과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에 따라 불법으로 분류된다(2025년 8월 4일 금융정보분석원 기준).

다만 필리핀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규제의 틈이 존재하는 데 바로 트래블 룰이다. 현지 규제에 따라 필리핀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려면 AML 준수를 위해 트래블 룰을 지켜야 하지만, 일부 거래소는 국내처럼 허가 대신 트래블 룰로 우회하는 법의 사각지대에 머물러있다.

국내와 달리 무통보 상장 폐지 규칙 적용




아이큐(IQ, 옛 에브리피디아)가 오케이엑스에서 방출된다. 

30일 OKX에 따르면 아이큐, 제로렌드(ZERO), 파시크(PRQ), 아티팩트(ARTY), 사모예드코인(SAMO) 등 프로젝트 5종을 테더와 달러 마켓에서 정리한다. 

이 중에서 아이큐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원화 마켓 3곳에서 거래 중이며, 향후 바이낸스의 테더 마켓(USDT)과 업비트의 원화 마켓에서 소화 중인 거래 물량이 10% 이상이라 OKX의 상장 폐지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거래 중인 아이큐(IQ) / 자료=업비트

특이한 점이 있다면 OKX의 상장 폐지 규칙이다. 국내 거래소 업계는 DAXA의 공동 대응 종목에 따른 14~30일의 재심사, DAXA 이전에는 업비트 1주일, 빗썸 28일 등 재심사 기간을 적용해서 정리 중이다. 하지만 OKX는 약관부터 무통보 상장 폐지에 동의한 이들만 거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존재했다.

일례로 아이큐를 포함한 5종은 ▲5월 28일 상장 폐지 안내 ▲6월 4일 거래쌍 제거 ▲9월 4일 출금 지원 종료 등 일련의 절차를 진행한다. 최초로 상장 폐지를 안내한 날을 기준으로 1주일 이내에 모든 것을 정리하는 이유는 '무통보 상장 폐지'에 관한 권리를 우선한다는 OKX의 조항 덕분이다.

또한 상장 폐지와 관련된 명시된 조건도 약관에 모두 표기, 거래소의 절대적인 상장 폐지 권한에 동의한 이들만 OKX를 이용할 수 있다. 자칫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항이지만, 각종 독소 조항을 약관에 포함시켜 각종 이의제기나 다툼의 여지를 모두 생략한 것도 OKX의 특징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거래쌍 제거했지만, 결국 늑장 퇴출



결국 HTX(옛 후오비)에 이어 오케이엑스도 프라이버시 코인 3종의 흔적을 지운다. 이로써 글로벌 거래소 3대장 중에서 후오비와 오케이엑스는 제거, 바이낸스는 입장을 번복하면서 바이낸스만 프라이버시 코인 거래를 유지한다.

2일 오케이엑스에 따르면 ▲쿠사마(KSM) ▲플로우(FLOW) ▲저스트(JUST) ▲카이버 네트워크(KNC) ▲아라곤(ANT) 등은 USD 코인(USDC) 마켓, ▲퓨전(FSN) ▲제트케이스왑(ZKS) ▲카포 오브 크립토(CAPO) ▲파워풀(CVP) 등은 오는 4일 테더마켓에서 거래쌍을 제거한다.

모네로(XMR)는 비트코인-이더리움-테더-USDC, 대시(DASH)는 비트코인-테더, 지캐시(ZEC)는 비트코인-테더-USDC 등 프라이버시 코인 3종은 오는 5일 오케이엑스의 모든 거래쌍에서 상장 폐지된다.

최근 1년간 모네로의 시세 추이 / 자료=코인마켓캡

오케이엑스의 거래쌍에서 비트코인과 테더마켓에서 제거된다는 뜻은 거래소가 이들의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프라이버시 코인은 구현된 기능보다 이를 사용하는 이들의 목적과 사용처에 따라 다크코인으로 둔갑한 프로젝트다. 

개인정보 보호라는 초기 취지와 달리 익명성을 앞세운 자금 세탁과 은닉용으로 국내 거래소 업계도 N번방 사태로 폭탄 돌리기의 우려로 일제히 정리된 바 있다. 국내 거래소는 특금법 감독규정에 따라 프라이버시 코인을 취급할 수 없지만, 트래블 룰과 화이트 리스트(입출금 가능 바스프와 월렛)로 풀린 일부 사업자는 프라이버시 코인을 취급해 모순이 공존한다. 

대시와 지캐시는 프라이버시 코인의 강점을 설명하면서 항변한 것과 달리 모네로는 재단 산하 모네로 리서치 랩스를 중심으로 진행된 모네로 프로젝트를 통해 별도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바이낸스 테더마켓에서 거래 중인 모네로 / 자료=바이낸스

오죽하면 모네로의 캠페인 구호가 '모네로 사지마(Don't Buy MONERO)'다. 사지 말라고 했더니 오히려 수요 욕구를 폭발시킨 모네로는 흡사 불행을 먹고 자라나는 씨앗처럼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 불황에서도 우상향을 기록 중이다. 특히 시중에 초기 발행량 100%를 모두 유통, 오로지 기술과 시장 수요로 상승세를 이어간 10년 차 프로젝트다.

이미 코인마켓캡에서는 모네로를 프라이버시 카테고리로 분류, 빗썸의 월드코인(WLD)이나 업비트의 스테이터스 네트워크 토큰(SNT) 등과 함께 같은 범주로 집계한다.

이로써 글로벌 거래소 3대장 중에서 후오비와 오케이엑스는 제거, 바이낸스는 입장을 번복하면서 바이낸스만 프라이버시 코인 거래를 유지한다.

 

거래량 부족 프로젝트 대거 정리



오케이엑스가 오는 21일 거래쌍 청소를 시작한다. 

과거 오케이엑스(OKEx) 시절부터 정기적으로 거래쌍 제거와 상장 폐지를 배치(batch) 방식으로 진행한 바 있으며, 이는 브랜드를 OKX로 바꾼 이후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19일 오케이엑스에 따르면 ▲9월 21일 9종 ▲9월 25일 9종 ▲9월 26일 10종 등 총 프로젝트 28종의 거래쌍을 제거한다. 거래쌍 제거는 상장 폐지와 다른 개념이며, 비트코인(BTC) 마켓 거래쌍을 제거하더라도 이더리움(ETH) 거래쌍이 살아있다면 상장 폐지로 분류하지 않는다.

9월 21일 거래쌍 제거

비트코인
9월 21일 : 베이직 어텐션 토큰(BAT), 디지바이트(DGB), 메타버스엑스(EGLD),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
9월 25일 : 이더리움 피오더블유(ETHW), 플로우(FLOW), 쿠사마(KSM), 루프링(LRC), 테라(LUNA), 테라 클래식(LUNC), OMG 네트워크(OMG)
9월 26일 : 레이븐 코인(RVN), 웨이브(WAVES), 넴(XEM), 테조스(XTZ), 연파이낸스(YFI), 질리카(ZIL), 제로엑스(ZRX)

테더(USDT)
9월 21일 : 헤직(HEGIC), 모에다 로열티 포인츠(MDA), 

이더리움
9월 21일 : 에이피아이쓰리(API3), 아발란체(AVAX)
9월 25일 : 이더리움 클래식(ETC), 만트라 DAO(OM) 
9월 26일 : 신세틱스(SNX), 제트캐시(ZEC) 

유에스디 코인
9월 21일 : 에이피아이쓰리(API3), 베이직 어텐션 토큰(BAT)
9월 25일 : 문빔(GLMR), 
9월 26일 : 테라 클래식 USD(USTC), 넴(XEM) 

오케이비(OKB)
9월 25일 : 이더리움 클래식(ETC)


이번 거래쌍 제거 명단에 언급된 헤직(HEGIC)과 모에다 로열티 포인츠(MDA)는 상장 폐지되며, 나머지는 각각 유효한 거래쌍을 유지한 채 거래소에 잔류한다.

오케이엑스는 국내 거래소와 달리 현물(스팟), 무기한(페퍼추얼), 마진 등을 고수하며, 현물 거래의 경우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유에스디 코인 등 총 5개의 거래쌍을 개설한다. 그래서 이더리움 클래식(ETC)이나 테조스(XTZ) 등은 비트코인 마켓의 거래쌍, 각각 ETC/BTC와 XTZ/BTC 등이 지워지더라도 영향이 없다.

대신 거래소의 수수료와 직결된 거래량에 대해서는 확실한 원칙을 세워둔다. 예를 들면, 1주일을 기준으로 하루 거래량 5 BTC 미만, 하루 동안 거래가 없으면 거래쌍을 제거한다. 또 51% 공격을 받아 보안의 취약점이 드러났거나 커뮤니티 관리가 부실한 경우이더라도 내부 규칙에 따라 거래쌍 제거 혹은 상장 폐지를 감행한다.

물론 국내 거래소 업계처럼 유통량 이슈나 관계 당국의 제재 등도 경고를 받는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투자 유의 종목 지정을 거래쌍 제거(delist several trading pairs)로 대체하는 셈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