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위믹스가 위태롭다.
지난해 거래소 업계의 재상장 이후 불사조처럼 살아났지만, 내홍에 휩싸인 불씨가 타오르면서 위믹스가 가진 생명의 불꽃도 사그라지고 있다. 당연히 이를 지켜보는 위믹스 홀더는 언짢은 수준을 넘어서 욕지거리를 한바탕 퍼붓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1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전현직 임직원 28명으로부터 위믹스 지급과 관련된 161억 7,648만 원 규모의 송사에 휘말렸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급 약속에 관련된 계약(지급 시점, 분배 일정)의 시행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위믹스의 시장 가격을 언제로 책정했는지가 핵심이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전자 공시 외에 따로 설명할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기자가 위믹스를 본격적으로 취재하게 된 시기는 2019년 11월 20일 위메이드트리의 위믹스 네트워크 런칭 간담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는 기자의 질문에 "위믹스 네트워크는 스캠도 아니고, 상장도 하지 않습니다. 더욱 리버스 ICO도 아닙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빗썸이 재상장하면서 검토한 위믹스 보고서 일부 / 자료=빗썸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리버스 ICO는 넷마블이나 컴투스와 같은 일반적인 상장사가 주 수익 모델 외에 코인 사업으로 확장해 매출 다변화를 시도하는 그 당시 유행했던 단어였다. 리버스 ICO를 일축한 위메이드트리는 2020년 10월 28일 빗썸에 상장하면서 WEMIX/KRW라는 상징적인 거래쌍을 개설한다.
빗썸 상장 다음 날 2020년 10월 29일 코인마켓캡에 등재된 위믹스 가격은 408원, 2021년 6월 22일 172원. 위메이드가 코인판에 입문해서 던전보다 깊은 무저갱의 존재를 알게 된 가격으로 주저앉은 시기다. 하지만 5개월 뒤 지스타 2021을 마치고 11월 23일 25,034원을 기록, 졸지에 100원대 코인이 2만 원대 중반까지 치솟아 오르면서 모두 다 가즈아를 외치던 시기였다.
현재보다 과거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간단하다.
빗썸에 2020년 10월 28일 상장, 2023년 12월 12일 재상장(시작가 4,686원)하면서 공개된 팀 배정 물량은 같다. 2020년 총발행량 10억 개 중에서 팀 배정 물량은 9%(9천만 개), 2023년 12월 12일도 9%로 같다. 이를 토대로 팀 물량을 시장가격으로 산출하면 367억 2,000만 원(2020년 10월 29일 CMC 기준 408원)이며, 재상장 당시 팀 물량 규모는 4,217억 4천만 원이다.
브리오슈 하드포크가 적용되지 않은 위믹스 2024년 2분기 보고서 / 자료=위메이드
여기에 2022년 위믹스 이벤트는 2월 1일(위메이드, 위메이드트리 흡수합병)과 2022년 11월 24일(DAXA 상장 폐지)이다. CMC 기준으로 2022년 1월 31일 7,622원과 2022년 2월 2일 7,291원의 평균가 7,456원으로 계산해 팀 물량 9%로 산출하면 6,710억 4천만 원이다.
하지만 2024년 3월 21일 위믹스는 팀 배정 물량을 9천만 개에서 4천 만개를 소각, 5천만 개로 축소했다. 빗썸 종가 4,009원(2024년 3월 21일 기준)에 팀 물량 5천만 개를 계산하면 2,004억 5천만 원이다. 위메이드는 이를 개발비로 정의, 위메이드가 투자하는 개발비용의 보전과 팀 보상을 위해 총 5년간에 걸쳐 사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시점에서 161억 원의 청구액은 5천만 개가 아닌 사라진 4천만 개를 요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10월 28일 코인마켓캡에 집계된 위믹스의 빗썸 거래 가격(408원)에 2024년 3월 21일 백서에 밝힌 소각량 4천만 개를 곱하면 163억 2천만 원으로 산출, 청구액 161억 7,648만 원과 가까워진다.
쟁글 라이브워치에 명시된 팀 보상 물량 / 자료=쟁글
지금 중요한 것은 숫자놀음이 아닌 일련의 과정에서 위믹스 홀더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됐다는 점이다. 집안싸움에 프로젝트의 존립과 재상장한 거래소의 재심사 이슈까지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참고로 빗썸은 ▲기준 시가총액이 최초 거래지원 시점의 시가총액 대비 크게 하락하고, 그 기간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재심사 대상이다. 위믹스의 빗썸 재상장 시작가는 4,686원이지만, 현재 천 원대 방어선이 무너져 4년 전 가격으로 회귀하면 이전보다 위험해진다.
책임질 사람은 없고, 보상만 원한다면 고스란히 피해는 홀더의 몫이다.
'뉴스 센터 >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194]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 랜다 가문의 숙명을 따라가다 (0) | 2024.08.16 |
---|---|
테일즈런너, 스마일게이트 품 떠나 홀로서기 (0) | 2024.08.08 |
[리뷰 #191] 이세계 삼촌, 라떼는 말이야 세가가 최고였어! (0) | 2024.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