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vs 넌 나의 소다팝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는 흡사 케이팝 팬을 위한 '사랑의 하츄핑'처럼 음악과 아이돌, 깨알같이 구현된 세밀한 설정 등 약 100분에 가까운 러닝 타임에서 K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상할 정도로 K만 들어가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콘텐츠의 힘에 케이팝은 최정상에 서 있다. 여기에 퇴마와 전래 동화에 자주 등장했던 호랑이와 까치, 저승사자가 연상되는 사자 보이즈까지 등 스쳐 지나가는 장면 하나에도 세심함이 묻어난다.
작품 감상에 앞서 살펴본 정보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로 알려진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외에는 첫 장면부터 케이팝 뮤지컬로 서사를 시작했다. 그래서 그저 제목에 '케이팝'을 표기한 것부터 평범한 퇴마의 이야기를 아이돌로 해석, 인기에 편승해 자연스럽게 묻어가려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악령과 퇴마, 혼문과 귀마 등은 이미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전에 다뤄진 바 있고, 진부한 소재를 어떤 감성으로 풀어낼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소재였음에도 루미, 미라, 조이로 구성된 헌트릭스의 설정을 혼문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묘사, 팬들이 원했던 이상적인 모습으로 투영됐다.
그래서 헌트릭스나 사자보이즈나 그녀들과 그들이 부르는 노래와 군무 등은 누군가의 팬이라면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장치였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단순한 개성 표출에 그치지 않고, 아이돌의 정체성은 곧 팬의 바람이자 꿈이라는 점에서 헌트릭스의 서사 자체가 세련됐다.
예를 들면,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영웅이라는 설정부터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혼문을 지키는 위해 필사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희열과 감동, 때로는 애틋함까지 느끼는 면면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뿜어낸 매력 중 하나다.
또 라면이나 김밥, 국밥, 목욕탕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했던 음식이나 장소 등은 누군가에게 맛집 혹은 핫 플레이스처럼 작용, 가보고 싶거나 먹고 싶은 열망이 생겨날 정도로 아이돌과 나를 일체화하는 과정도 K라는 글자가 주는 힘이 아닐까 싶다.
혹자는 극 후반부에 각성(?)하는 소드싱어 루미와 오해를 풀어낸 미라와 조이의 노래가 하이라이트로 볼 수 있지만, 40대 아재 감성에서는 의자에 다리를 하나 올려놓고 국밥을 뜨는 장면에서 혀를 내둘렀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젓가락 밑에 깔아놓은 휴지는 현실 고증의 정점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설정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특정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색깔과 노래, 안무 등으로 팬 서비스까지 고려, 팬픽션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승화시킨 독특한 작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498621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케이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 매진을 기록하는 대형 스타디움 공연이 없을 때면 이들은 또 다른 활동에 나선다. 바로 비밀 능력을 이용해 팬들을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
www.netflix.com
'뉴스 센터 >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테이블 코인, 가상자산? 디지털 자산? (4) | 2025.07.01 |
---|---|
[리뷰 #243] 신칸센 대폭파, 시작은 거창했지만 끝은 싱겁다 (5) | 2025.06.23 |
[리뷰 #242] 일하는 세포, 백혈구 1146 ♥ 적혈구 AE3803 (2) | 202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