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 윌리엄스의 천재 발명가 서사는 실패했다
기대가 컸던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캐릭터의 설정을 잡는 데 할애했던 3편과 달리 이번 주에 공개된 나머지 3편은 실망 그 자체를 넘어섰다.
아이언맨은 마블 스튜디오의 상징이자 아이콘이다. 그래서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나 애니메이션 '왓 이프'에 등장했던 아이언하트의 탄생 배경과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그래서 머 어쩌라고?'라는 짜증만 났다.
이미 엔드게임 이후 마블 유니버스가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 캐릭터의 개성이나 서사가 사라진 채 이상한 CG로 해결하려는 못된 습성이 아이언하트도 이어졌다. 천재 발명가로 설정된 리리 윌리엄스는 버키에서 윈터 솔져, 다시 어벤져스까지 이어진 선과 악의 경계에서 갈등과 고민을 반복했던 그와 달랐다.
드라마 6부작으로 편성됐음에도 리리 윌리엄스의 사연이 흡사 신파처럼 발목을 잡았다. 아이언하트의 이야기는 에피소드마다 이벤트(?)가 있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캐릭터의 성격이나 의도를 확인할 수 없는 대사만 나열되는 수준에 불과했다.
물론 마블 유니버스에서 적재적소에 배치된 사건과 사고를 중심으로 캐릭터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등장했던 윈터솔져와 달리 단독 주인공 타이틀이 있음에도 볼품이 없었다.
천재 발명가, 가난, 사고 후유증 등 분명 아이언하트의 매력을 후반부에 보여주기 위한 좋은 장치는 맞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나 윈터 솔져처럼 책임과 반성에 대해 공감 능력이 떨어진 탓에 연신 답답할 뿐이다.
극 후반부에 메피스토와 마주 앉은 장면은 딱 악마와 악동의 차이가 극명하다.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정작 할 줄 아는 게 없는 열등감의 아이콘으로 부각하려는 의도였다면 아이언하트의 등장은 탁월했다. 그게 아니라면 1화부터 6화까지 이어진 아이언하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갈팡질팡이다.
여기에 극 중 등장하는 슈트는 무슨 전대물도 아니고, CG 수준이 조악하다 못해 특촬물 의상을 입혀놓고 마블의 파워레인저 버전을 논하는 꼴이라니. 비록 나노 슈트에서 금속의 차가운 질감을 살리려는 원래의 슈트로 회귀, 천재 발명가라는 설정과 배치된 것도 개연성이 약하다.
부품을 하나씩 조립하고, 용접하면서 슈트를 완성하는 과정과 캐릭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서사가 동기화됐다면 리리 윌리엄스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을 것이다. 그러나 후반에 마법까지 사용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이거 뭐야? 뉴타입이야?'라는 탄식과 함께 잠시 감상을 멈추고, 혀를 끌끌 찰 정도였다.
영웅이 꼭 선(善)이 될 필요는 없지만, 메피스토의 사역마로 결론을 내릴 드라마였다면 아이언하트가 왜 필요한가. 할 줄 아는 것은 없으면서 불평과 불만만 쏟아내면서 '나는 맞다, 너는 틀리다' 식의 이분법 논리로 무장한 캐릭터라니 그냥 답이 없다.
디즈니플러스
https://www.disneyplus.com/ko-kr/browse/entity-b2b50b9a-a055-4b31-a609-8ec46f3add98
아이언하트 | 디즈니+
천재 발명가 리리 윌리엄스가 시카고로 돌아가 파커 로빈스, 일명 '후드'를 만난다.
www.disney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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