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념 대립으로 시작해 결국 적은 내부에 있었다
이제는 은퇴한 대통령 조지 멀린(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하루는 사건 하나로 바뀌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사고라 생각했던 이벤트는 사이버 공격에 따른 피해였으며, 이로 인해 3천 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특히 일회성이 아니라 다음 공격도 예고했다는 점에서 현직 대통령은 전임자를 찾아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달라고 읍소한다.
하지만 이조차 실패하면 방패, 성공하면 공적을 가져가는 정치적인 셈법을 바닥에 깔아둔 전략이었음에도 조지 멀린은 제로 데이 위원회 소집에 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로 데이 이전에 사이버 공격이나 테러를 소재로 등장한 드라마나 영화는 많았다. 누군가는 테러에 명분을 부여했고, 누군가는 이익과 침탈 폭거라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지만, 제로 데이는 미세하게 결이 달랐다. 특정 국가나 집단 대신 현 국가 시스템 초기화라는 전제로 내부, 그것도 위정자들 중심으로 테러를 설계했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어떠한 테러리스트보다 비뚤어진 애국심이 테러의 동기이자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당연히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조지 멀린은 각종 환각에 시달리고, 때로는 인신공격까지 이어지는 와중에도 단 하나의 사실에 집중했다.


보통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면 득실 관계를 따지면서 가해자 내지 범인을 특정하는 데 제로 데이는 혼란의 틈이 사건의 실마리로 떠오른다. 시간의 뒤틀림에서 누군가는 공매도를 위해 특정 국가를 테러 배후로 지목하게 하는 수사 방향을 설정하고, 누군가는 멀린의 정신 상태를 빌미로 제대로 된 결정이 아니라는 의혹만 증폭시키기도 한다.
어찌 보면 테러 소재 액션 영화보다 갈등과 이념의 대립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단서는 의외의 곳에서 풀리기 시작한다. 다만 전직과 현직 대통령, 전직 대통령의 참모를 사주하는 기업의 대표, 혼선과 혼란을 부추기는 IT 기업 CEO, 남편을 오롯이 믿는 아내와 아버지를 향한 질투만 쏟는 딸까지 각자 목표가 확실하게 설정됐다.


다만 목표가 같다고 해서 방향과 방법까지 같을 수 없으므로 결이 다른 이들은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과 이를 해결하려는 세력으로 대립각을 세운다. 사실 제로 데이가 6화로 구성된 게 아니라 최소 2~3편만 더 있더라도 이야기의 개연성은 1회차부터 숨겨놓은 떡밥을 회수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이를 회수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앞선다.
대표적으로 조지 멀린의 딸 '알렉산드라 멀린'이 세력에 가담한 동기와 역할에 대해 설명이 생략된 부분이 많다. 말로는 시스템 초기화 내지 재정립을 외치면서 사람이 죽고 다쳐서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칭얼거림이 하원 의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시작은 정치 스릴러였지만, 마무리는 멀린의 금쪽이로 끝나면서 씁쓸한 뒷맛만 남긴 제로 데이였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598435
제로 데이, 지금 시청하세요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후 그 진원지를 밝히는 임무를 맡게 된 전직 미 대통령. 그런데 곧 그의 눈앞에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거대한 거짓과 음모가 드러난다.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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