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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니티 토큰 스왑 비율과 연 5% 인플레이션 경계



국내 거래소 업계의 역린(逆鱗)은 유통량이다. 

일반적으로 암호화폐의 규모를 산출할 때 발행부터 유통과 공급, 희석 등을 수치화, 재단의 몰지각한 행동을 감시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이미 일부 프로젝트와 거래소가 유통의 기준으로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사례를 떠올리면 엔진 코인(ENJ)이 또 다른 사례로 부각됐다.

15일 엔진 코인 재단에 따르면 지난 12일 엔진 코인의 마이그레이션 계획과 일정을 FAQ 형식으로 공개했다. 내용을 축약하면 메인넷 '엔진 매트릭스체인' 구축에 따라 이더리움(ETH) 기반 엔진 코인은 매트릭스체인 빌드로 변경된다. 그 결과 이더리움 기반 엔진 코인은 매트릭스 버전과 1:1 비율로 교환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메인넷 전환에 따른 거래소의 입금 주소까지 바뀌는 마이그레이션 과정을 거치지만, 이피니티 토큰(EFI)이라는 변수가 나오면서 유통량 이슈가 불거진다. 

엔진 코인이 업비트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 / 자료=업비트

엔진 코인은 2017년 10월 제네시스 블록이 생성된 이후 총발행량 10억 개를 100% 유통한 6년 차 프로젝트다. 그래서 유통량 이슈없이 기술과 로드맵으로 차트를 그리는 프로젝트이자 게임업계의 유니티 엔진과 결합, 엔진 유니티 SDK까지 별도로 구축했던 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총발행량 20억 개로 출발한 이피니티 토큰과 생태계를 병합하는 과정에서 스왑 이슈가 발생한다. 앞서 언급한 이더리움과 매트릭스는 1:1 비율이지만, 이피니티 토큰이 매트릭스 버전과 4:1(엔진 코인 1개로 이피니티 토큰 4개 교환) 비율로 바뀌는 과정에서 5억 개가 추가로 발행된다.

여기에 2억 5천 만개가 엔진 코인의 노드 보상으로 귀속되면서 최초 계획에 없던 7억 5천만 개가 만들어진다. 이는 엔진 코인 재단이 업비트에 최초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에서 지난해 11월 24일에 수정한 계획서와 배치, 예정에 없던 추가 발행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매트릭스체인으로 거점을 삼은 엔진 코인은 총발행량 17억 5천만 개와 5% 인플레이션으로 발생하는 8천750만 개가 계획서에 포함되며, 인플레이션 물량은 매달 약 729만 1,666개가 풀리는데 이는 21억 원 규모(1개당 300원으로 산출)다.

두 번째 변수는 업비트는 엔진 코인만 존재하고, 이피니티 토큰의 거래쌍은 없다. 빗썸도 이피니티 토큰 대신 매트릭스체인 버전의 엔진 코인만 선택했지만, 업비트처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더리움 기반 엔진 코인은 업비트, 빗썸, 코빗, 고팍스 등이 취급하는 암호화폐라는 점이다. 코인원도 엔진 코인을 취급했지만, 3년 전 코스모코인(COSM)과 같은 날 상장시켜 놓고 그해 12월 27일 콘텐츠프로토콜(CPT)과 같이 상장 폐지한 바 있다.

엔진 코인의 유통량은 코인원을 논외로 하더라도 DAXA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프로젝트임에도 업비트는 독자 행동으로 대처한다. 지갑 개설부터 거래쌍 개설, 에어드랍과 메인넷 전환 지원은 거래소의 고유 권한에 따라 진행하는 일반적인 과정이라는 의견과 유통량 이슈로 DAXA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프로젝트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DAXA의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백서, 공시, 재단 측에서 공개한 자료 등과 다르게 기존 발행량 이상으로 디지털 자산이 발행된 경우를 위험 요소로 판단한다. 

업비트에서 취급하는 이더리움 기반 엔진 코인(ENJ) / 자료=업비트

업비트도 상폐 정책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 및 사전 공시 없이 디지털 자산 발행량 및 유통량을 포함한 유통(분배) 계획에 반하여 디지털 자산을 발행 또는 유통 ▲거래지원 심사 과정에서 제출하였거나 진술한 사항 중 주요 사실이 허위로 밝혀지거나 이행되지 아니한 경우 ▲거래지원 심사 과정에서 제출하였거나 진술한 사항 중 주요 사실이 허위로 밝혀지거나 이행되지 아니한 경우 등을 시비 거리로 삼는다.

엔진 코인은 오는 18일 업비트에서 출금이 중단된 이후 재심사를 거쳐 26일에 잔류와 퇴출이 결정된다. 한동안 사회악으로 불렸던 거래소의 으름장인지 시장의 숨은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는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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