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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는 좋았지만, 통합 전부터 불협화음 '말썽'



이유야 어찌 됐든 합친다. 

밀실 협약처럼 나온 대통합이 거버넌스, 홀더를 배제한 채 생존과 공익을 앞세웠음에도 이를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설령 통합하더라도 진통이 충분히 예상되는바 클레이튼(KLAY)과 핀시아(FNSA)가 겪을 시련도 만만치 않다.

클레이튼과 핀시아 등은 메인넷 통합을 추진하면서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을 강조했다. 카카오와 라인의 후광을 업고 시작했던 프로젝트 팀이 적과 동침을 선언, 대통합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되겠다는 포부다.

이와 비슷한 사건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NHN한게임의 개발 스튜디오 NHN스튜디오629가 개발한 우파루마운틴이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 우파루마운틴 for Kakao로 2013년 2월 5일에 출시했을 시기와 기시감이 든다. 당시 이은상 NHN한게임 대표는 전략적 제휴를 강조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게임업계의 시각은 앙숙처럼 물고 뜯던 사업자가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사상누각'에 가까웠다.

이후 11년이 지나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통합을 논하고 있으니 10년 단위로 일련의 사건이 반복되는 것도 이채롭다. 앞서 핀시아는 리저브 이슈로 클레이튼을 저격한 바 있고, 위믹스 유통량 이슈로 서릿발이 서있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리저브는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지난 26일 투표가 시작된 후 클레이튼과 핀시아 커뮤니티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이 둘의 제네시스 멤버로 등록된 네오핀(NPT)이 키를 잡고 있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다는 흡사 정치판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미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에서 거버넌스와 다오(DAO)는 재단의 중앙집권을 막기 위한 일종의 삼권분립 방식이다. 하지만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 과정에서 프로젝트 드래곤 토큰(PDT)이 생태계 유틸리티 토큰으로 정립, 혼선을 부추기고 있어 '통폐합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비율부터 1:148로 고정된 생태계 병합이 이전에 볼 수 있었던 스왑 비율과 남다르다. 일례로 엔진코인(ENJ)-이피니티(EFI), 1:4가 있으며, 단순 리브랜딩과 스왑은 휴먼스케이프(HUM)-히포크랏(HPO), 스왑 비율 1:1 등과 비교하면 병합이나 귀속보다 통합이라는 단어 때문에 몇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다.

미디어와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공개된 이들의 대통합 취지는 ▲웹 3.0 융합 ▲글로벌 IP 온보딩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디파이와 기관 대응 등으로 구성, 분명 단어만 보면 대의명분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합치기 전에 산적된 숙제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거버넌스 카운슬 방출과 생태계 파트너의 자격 등을 문제 삼아 해킹과 보안, 유보금 던지기와 무단 인출 등부터 확실히 매듭을 지어야 한다.

분명 프로젝트가 여전히 돌아가고 있고, 투표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거버넌스 카운슬과 생태계 파트너가 속속 입점한다. 결국 취지를 살린다면 방출과 퇴출로 일관, 특히 클레이튼의 퍼미션리스 노드는 무허가로 간주해 정리부터 하는 게 우선이다. 이 와중에 거버넌스 멤버를 영입하는 것 자체가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도로 의심된다.

"죽어도 클레이튼, 죽어도 핀시아"라고 목소리를 냈던 홀더에게 프라이빗 미팅의 결과를 통보, 투표 결과에 따라 플랜B까지 준비하는 이들이 무슨 퍼블릭 블록체인인가. 

가결과 부결과 상관없이 개발팀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이나 이사급 해임도 홀더 투표로 결정해야 진짜 퍼블릭이다. 그게 아니라면 시작부터 볼썽사납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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