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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보면 '인디 게임' 섹션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인디 게임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이 무의미해졌고, 어느 순간부터 스타트업에서 개발 중인 미공개 신작도 '인디 게임'이라는 포장지로 바뀌기 시작했다.

현재 인디 게임은 '소규모, 소인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비상업적 게임'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만 통용된다. 여기에 독립이라는 것을 강조한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만큼 인디 게임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은 힘든 일이다. 1+1=2처럼 계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 단체나 개인이 인디 게임이라고 평가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직접 인디 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기준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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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어디에서 독립인가?
인디 게임을 논할 때 항상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독립이라는 단어. 그러나 어디에서 독립했는지 추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사전적인 의미에서 규모의 차이보다 지금은 각종 규제와 제약이라는 표현이 생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면, 거대한 자본 투자와 지원, 플랫폼, 인원 등으로 인디 게임의 세부적인 틀을 정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업성을 띠지 않는 게임이 모두 인디 게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상업과 예술 영화를 가르는 기준부터 어불성설이다. 정확한 기준도 없고, 관점에 따라 상업과 예술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되는 게임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인디 게임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단적으로 카카오 게임의 플랫폼으로 독립했지만, 정작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제약에는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개발사가 직접 ipa나 APK를 배포, 업데이트와 패치를 진행한다면 인디 게임의 사전적인 의미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장 상황에서 이러한 형태로 배포할 수 있는 업체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모두 플랫폼에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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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 추구 vs 자기만족, 누가 인디인가?
인디 게임 개발사는 게임 개발만 해야 한다. 애초에 이러한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1인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사업자 등록증을 나오는 순간 개인의 노력은 회사의 역량이 되며, 개인이 가진 자산은 회사의 자본금이 된다.

그만큼 인디 게임이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순수한 게임으로 경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자본이나 플랫폼에서 독립했어도 상업과 비상업으로 나누는 것조차 경계가 애매하다.

주관적인 기준으로 접근한다면 개인적인 취미로 만드는 게임은 인디 게임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취미 생활로 만든 게임조차 영리 활동을 시작하면 국내 실정상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A 개발사에 근무 중인 B 개발자가 출시한 C 게임이 성공하더라도 주변에서는 떳떳하지 못한 성공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또한 자기 만족의 기준도 다른 탓에 철저하게 상품으로 기획된 게임에 인디 게임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즉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자본, 규모, 플랫폼, 영리 활동 등의 각종 제약이 있어도 우기면 그만이다.

이 외에도 인디 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인디 정신이다. 그러나 인디 정신의 정의를 내리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막연히 실험 정신을 앞세운 괴작을 인디 게임이라 볼 것인지도 의문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이라는 단어에는 '이윤 추구를 위해 철저하게 기획하고 상업성을 띤'이라는 문구가 생략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우리가 인디 게임이라 부르는 게임은 생각하는 것만큼 순수하게 못하다는 씁쓸한 현실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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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디 게임의 미래는?
적어도 스마트 폰에서 구동되는 모바일 게임을 소규모, 영세한 자본, 투철한 실험 정신 등으로 호소해도 인디 게임의 범주에서 모두 벗어난다. 오히려 인디 게임을 찾는 것보다 신작을 찾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더욱 인디 게임의 탈을 쓴 '무늬만' 인디 게임과 개발사도 다수 존재한다. 스타트업이나 신생 업체라는 타이틀보다 인디라는 단어에서 오는 뉘앙스가 '무언가 있어 보이는 척'하는 어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지표로 접근할 수 있는 회사 규모, 자본, 플랫폼, 기술력 등은 어디까지 허상에 불과하다. 예전과 달리 기술력의 발전으로 1인 개발자는 더 이상 자랑이 아니다. 우스갯소리로 도시락 싸들고 말려야 할 창업 유형 중 하나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사실상 국내 인디 게임, 적어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논할 때 완전한 독립은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모든 환경과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취미삼아 출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디 게임과 개발사를 스타트업의 신작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정작 독립을 외쳤지만, 절대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인디 게임. 척박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게임 개발자에게 투자와 각종 지원을 앞세웠을 때 현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개발자가 얼마나 있을까. 결국 현실은 자본의 노예가 되어도 인디 정신만은 잊지 않겠다는 말이 현실적인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린다. 

그럼 여러분이 생각하는 인디 게임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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