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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햐흐로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다. 하루가 멀다고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의 개수를 세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이제는 범람의 수준을 떠나 봇물이 터진 것처럼 등장한 모바일 게임 홍수 속에서 사전 등록 이벤트가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피부로 와 닿는 사전 등록 이벤트의 효과는 미비한 수준이다. 몇 만을 넘어서 몇십만 돌파라는 수치로 기대감을 한몸에 받는 게임이라 강조하지만, 정작 사전 등록을 진행한 업체 입장에서는 확연히 다르다.


또한 유저들도 예전과 같지 않은 사전 등록 이벤트에 시큰둥하다. 이는 단순히 게임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보상 자체가 사전 등록을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전이 사라진 사전 등록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사전 등록은 게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사전 등록을 신청한 유저에게 주는 특전의 효과가 강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전 등록을 하면 받을 수 있는 캐릭터와 카드는 '레어'로서 가치가 분명했다. 


신청한 유저만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신내림' 효과는 사전 등록 거래 시장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일례로, 크레이브몹의 무적의 용병단은 CBT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클베'라는 이름의 용병을 제공했으며, 이너월드는 티치엘과 죠안 카드를 제공했다.


비록 성능은 둘째 치더라도 사전 등록의 가치는 우월했다. 한때 카드 RPG 열풍이 불었을 때 사전 등록으로 초반 승부가 갈릴 정도였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특전 대신 '5천 원 상당의 캐시 지원'이라는 품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특별히 예약해서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닌 안 받아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결국 특별함이 사라진 사전 등록 보상은 5천 원 상당이 아닌 5만 원, 10만 원 상당의 캐시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유저들은 커뮤니티에서 "시간이 없어서 게임을 못 하는 것일 뿐 돈이 없어서 게임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사전 등록을 신청하지 않고, 그냥 해보고 난 이후에 결제를 고민하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사전 등록 마의 벽 5만 돌파는 이제 옛말

지난해 여름 소프트맥스의 이너월드는 사전 등록에 약 10만여 명이 몰렸다. 당시 마의 벽이라 불리는 5만 명을 돌파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사전 등록 5만은 명함도 못 내미는 실정이다. 일례로 NHN엔터테인먼트와 데브시스터즈가 공동 개발한 쿠키런 문질문질은 사전 등록 5시간 만에 50만 명을 돌파했다. 


시쳇말로 10만은 기본, 20만은 당연, 30만은 본전이라 부른다. 적어도 수치로만 판단한다면 사전 등록에 참여하는 수는 예전보다 10배 이상은 증가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실제 사전 등록을 진행했던 개발사 관계자는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가 받아본 사전 등록자의 수는 20만명을 넘겼다. 전환율 30~40%를 웃돌 것이라는 주변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실제로 접속했던 유저는 만 명도 되지 않는 숫자였다. 그래서 우리는 사전 등록에 참여한 실제 데이터를 요구, 정작 우리가 집계한 것과다는 많이 달랐다."


비록 개발사 관계자의 주장에 불과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사전 등록에 실제 데이터가 아닌 허수가 집계된다는 점과 이를 누적한 수치를 부풀린다는 점이다.


이는 곧 사전 등록을 준비하는 개발사에 마케팅 비용 부담 뿐만 아니라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어차피 집계되는 숫자가 허수라면 굳이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설령 많은 숫자로 집계하더라도 실상은 많이 다르다는 것.


결국 사전 등록을 하자니 실데이터가 의심스럽고, 안 하자니 홍보를 할 곳이 없어지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다.



유저, 내가 하고 싶은 게임은 직접 고른다!

요즘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짧게는 1일부터 길게는 몇 년이다. 출시 초기 제때 대응을 하지 못해 조기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가 다반사며,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종료하는 게임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저들은 재미와 수명이 보장된 게임을 찾기 시작했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사전 등록 혜택보다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게임을 찾는 유저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게임업체가 그렇게 원하는 진성(眞誠) 유저다.


이들은 사전 등록보다 자신의 기준으로 게임을 선택, 마음이 가는 게임에는 시쳇말로 핵과금러, 1% 귀족이라 불릴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재미가 보장되어 있고, 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기회비용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별 매력이 없는 사전 등록 특전은 무의미하다. 시간과 노력만 있다면 얻을 수 있고, 사전 등록에서 지급하는 코드를 무시하고 정주행을 할 수 있는 추진력도 어마어마하다.


오히려 사전 등록의 매력이 사라진 지금 우스갯소리로 사후 등록이 뜨고 있다. 최근 모바일 RPG에서 열풍처럼 불고 있는 '6성 무조건 지급'이 대표적인 예다. 확실한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뒤돌아 보지도 않고, 떠나가는 것이 요즘 유저들이다.


별 매력이 없는 사전 등록 특전은 어설픈 떡밥을 남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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