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에 동화를 덧입혔더니 잔혹동화도 되지 못해




지난달 24일 8부작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디즈니 플러스의 에일리언 어스(Alien: Earth). 이전 작품이 우주나 행성에서 벌어졌던 각종 사건과 사고를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에일리언 어스는 지구에서 벌어진 첫 비우주세기(?)다.

에일리언 어스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상징인 제노모프가 등장하지만, 우리가 알던 완벽에 가까운 생체병기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이 작품이 전 회차가 모두 공개되지 않은 탓에 초반 1~2회차에서 보여준 서늘한 모습은 영락없는 생체병기였지만, 이상할 정도로 3회차부터 우리가 알고 있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금씩 금쪽이의 행태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웬디로 설정됐고, 그녀를 중심으로 합성 인간의 몸에 어린이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약간의 시트콤이 더해지면서 기존 시리즈와 다른 결로 진행될수록 호불호가 갈리는 무너진 개연성의 연속이었다.

분명 1회차만 하더라도 전후 과정을 생략하고, 우주선에서 벌어진 제노모프의 잔혹한 모습이 비친 터라 전장을 지구로 옮기면서 지구 멸망을 예상했음에도 이는 완전히 빗나갔다. 

작품 설명에서 '이 행성의 가장 큰 위협'과 '상상 이상으로 무서운 신비한 포식 생명체'로 제노모프를 암시했지만, 정작 웬디 콤플렉스의 희생양으로 바뀌면서 생존을 위한 격전과 음산한 공포는 사라졌다.

물론 영화가 아닌 OTT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에일리언의 궤와 다르다. 그래서 기존 시리즈의 익숙함보다 새로움의 중간에서 후자에 치중한 나머지 또 다른 세계관 확장 측면에서는 성공했지만, 기존 팬의 시선에서는 불호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한 웬디 콤플렉스는 여주인공 웬디가 제노모프를 다루면서 흡사 게임의 몬스터를 길들여 애완용 펫으로 전락, 모성애와 과잉 보호가 초래한 프랜차이즈의 몰락으로 마무리된 것도 작가와 감독이 '에일리언'의 존재를 등한시한 것처럼 느껴진다.

에일리언 어스는 8회차 중에서 적어도 1~4회차까지 전형적인 에일리언의 공식을 따라가는 듯했다. 오히려 제노모프보다 지구에 함께 딸려 온 크리처의 기괴한 모습이 에일리언의 존재감보다 강렬했다. 분명 세계관에서 현존하는 최강 생물 병기로 군림, 결국 각종 시련과 어려움이 있어도 인류가 이를 극복해 승리한다는 설정보다 웬디의 우쭈쭈 기술이 위대하다는 메시지는 이해할 수 없다.

에일리언 IP를 이렇게 망쳐놓고 시즌 2를 언급할 정도라면 에일리언 어스는 팬을 모욕한 희대의 태작(駄作)이다.

디즈니 플러스
https://www.disneyplus.com/ko-kr/browse/entity-23c8484e-a657-440b-8bf9-678f547331ff

 

에이리언: 어스 | 디즈니+

신비한 우주선이 지구에 불시착한 뒤 행성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발견된다.

www.disney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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