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강상웅은 고민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캐셔로에 등장하는 강상웅은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英雄)과 거리가 멀다. 출중한 능력을 보유했지만, 사용할 때마다 통장 잔고가 사라지는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하는 탓에 만능이나 금수저와 같은 판타지는 아니다. 오히려 서민형 영웅보다 평범하고 서글픈 이의 오지랖으로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강상웅은 아버지가 무언가 물려줄 것처럼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비겁한 모습을 본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평범한 공무원이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아내로 바뀌는 과정도 신혼부부 청약을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과정부터 일종의 풍자가 엿보인다.

아마도 이 부분은 강상웅의 능력이 발휘될 때 항상 등가교환에 의해 무언가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과 단초를 암시하는 듯하다.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다면 보상을 바라지 않고, 선의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많다. 비록 드라마임에도 능력을 알게 된 순간부터 계단에서 어르신의 짐도 거들어주지 못하는 모습과 뒷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힘(?)까지 아끼는 게 애처롭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내의 충고 덕분에 현실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투자 비용을 계산, 흔히 가성비 영웅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러한 계산적인 모습도 강상웅의 선의와 용기가 발현될 때는 속칭 '탕진잼' 수준으로 각종 동전이 짤그랑 소리를 내면서 흩어질 뿐이다.

8화 분량의 캐셔로는 현실적인 이야기와 소재를 다뤘음에도 전개 속도나 개연성이 일부 회차에서 지루한 감이 있다. 그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말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냉소적인 감정만 앞설 뿐, 강상웅이 왜 그렇게 범인회에 맞서 싸우는 가에 대해서는 명분이 약하다.

단순히 착하고 선해서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말은 빌런의 대사에서 모든 원인은 오지랖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강상웅의 캐릭터와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범인회와 최종 빌런의 악행을 강조하지만, 오히려 일관성을 유지하는 쪽은 빌런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폭군의 셰프에서 연희군을 연기한 빌런 조나단의 대사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충고다. 이를 듣지 않는 강상웅의 고집이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며, 그저 권선징악으로 마무리 짓기에는 허무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이상적인 선과 현실적인 악의 대결에서 항상 세상을 비뚤어진 이치로 접근하는 악을 훈계하는 선이 때로는 위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2PM에서 어엿한 배우로 성장한 이준호의 강상웅도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재력(財力)으로 무장한 조나단이 강상웅의 인성을 갖췄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영웅으로 등장하지 않았을까.

뻔한 이야기를 가볍지 않게 현실적인 소재로 접근한 캐셔로, 일부 구간에서 오글거리는 모습과 생뚱맞은 장면과 개연성은 약하지만 한 번쯤 용기를 내어 감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028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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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을 얻게 된 평범한 남자. 그러나 초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지갑 속 돈이 줄어드는 탓에 마음 편히 싸울 수가 없다. 설상가상 초능력을 훔치려는 나쁜 놈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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