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가 바뀌면 모든 게 바뀐다
국내 거래소 업계가 2027년 변혁을 맞이할 전망이다. 2022년 3월 25일 트래블 룰 시행에 이어 2026년 1월 1일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CARF, Crypto Asset Reporting Framework)를 적용했다.
이후 2027년 1월 1일부터 암호화자산 보고체계 다자간 정보교환협정(CARF MCAA, Multilateral Competent Authority Agreement on Automatic Exchange of Information pursuant to the 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에 의해 협정에 서명한 국가 간 거래정보를 교환한다.
이에 따라 국내 암호화폐 업계는 특금법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트래블 룰과 CARF로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오는 겨울을 준비한다. 앞서 특금법 시행 전에 '규제가 없으니 지킬 이유가 없다'는 업계의 속설을 뒤로 한 채 난립한 바스프가 일제히 정리됐고, 투자자 중심의 법령까지 더해지면서 규제의 장막은 여느 때보다 촘촘해지고 있다.

21일 재정경제부, 국세청 등에 따르면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 CARF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가 추진한 CRS(Common Reporting Standard)의 암호자산 버전이다.
전자는 자금세탁 방지, 후자는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법적인 절차다. 그래서 육하원칙을 적용하면 트래블 룰은 ▲언제 ▲어디서 ▲누가 등에 해당하고, CARF는 '무엇'에 초점이 맞춰진다. 입출금 내역을 들여다보는 트래블 룰에 비해 CARF는 암호화폐 거래액 혹은 거래 규모 등을 중점적으로 보는 탓에 향후 국세청이 국내 거래소 업계의 또 다른 감시를 맡게 된다.
이전부터 트래블 룰은 FATF의 권고안에 따라 시행됐지만, 정작 표준화되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 트래블 룰 시행 당시 업비트가 포함된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 중심의 코드(CODE)가 연동되지 못했던 시기다. 당시 금융당국은 트래블 룰 솔루션 채택 여부를 자금세탁방지 의무로 인식했을 뿐 특정 솔루션을 채택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칫 특정 기업의 기술이나 솔루션을 유도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로 국내와 달리 일본에서 영업 중인 1종 암호자산 거래소가 채택한 트래블 룰 솔루션은 총 4개다. 이조차 권고안에 따라 사업자마다 채택한 트래블 룰 솔루션이 다르고, 폐쇄적인 형태로 트래블 룰을 적용한 탓이다.
트래블 룰은 이른바 제도권에 진입한 라이센스를 보유한 바스프와 그렇지 않은 거래소가 함께 채택한 탓에 일종의 얼라이언스를 구축했지만, 일부 거래소는 트래블 룰에 숨어들어 라이센스 없이 영업하는 변칙 운영을 이어왔다. 그래서 국내는 미신고 사업자로 불법으로 규정되지만, 국외는 특정 국가에서 라이센스를 보유해 기준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 공존하는 모순이 발생했다.
그 결과 트래블 룰은 거래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업계의 불문율이자 약속이라면 CARF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세기본법에 따라 책무다.

다만 CARF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때 CBDC 프로젝트의 개념증명이 겪었던 각종 돌발 상황도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NFT 판매 차익을 조세 기준으로 설정하거나 덱스(DEX)와 믹서 등을 활용한 자금세탁을 추적하는 방법이다.
우스갯소리로 숨을 곳도 숨길 곳도 없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비관론도 무시할 수 없다. 규제 기관의 협조와 제재 수위에 맞춰 자금세탁도 이전보다 정교해지고, 어느 순간부터 온체인과 오프체인이나 스캐너와 스코프 등과 같은 블록체인 3원칙(투명, 공유, 신뢰)을 수행하는 이들의 업무 숙련도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마다 신고 사업자를 의미하는 바스프나 카스프 등과 같은 라이센스를 획득한 사업자를 규제하고, 이들끼리만 주고받는 정보를 취합하면 트래블 룰과 CARF의 조합은 나쁘지 않다. 특히 특정 암호화폐나 암호자산을 비축하는 트레저리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은 CARF로 개인 투자자와 격차를 벌리는 자산 양극화 현상도 이전보다 빨라진다.
'하나가 바뀌면 모든 게 바뀐다'는 규칙으로 누군가는 위기, 누군가는 기회를 겪게 될 2027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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