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만큼 거대하게 자란 유키치는 동거인?




나도 집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고양이가 살림까지 해준다면 정말 환상 속의 그대가 된다. 이러한 바람이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작품이 있으니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원제 : デキる猫は今日も憂鬱)이다.

분명 고양이한테 간택을 당한 후쿠자와 사쿠와 거대(?) 고양이로 성장한 유키치의 소소한 이야기 모음이지만, 고양이가 마트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식재료 탐방과 장을 보는 등 일상물과 거리가 먼 본격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이미 고양이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의인화의 단계를 넘어선 덕분에 설정 오류나 파괴는 없다. 오히려 유키치가 혀를 '끌' 차는 상황 자체가 주인이자 동거인 후쿠자와 사쿠와에게 엄청난 압박으로 설정됐다. 

주종관계가 아닌 전업 주부(?) 유키치가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실세인 셈이다.

그래서 1화부터 13화까지 이어지는 시즌 1은 자극적인 소재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정주행하는 데 있어 문제가 없다. 오히려 회차마다 설정된 01캔째, 02캔째와 같은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선택한 집사들의 애칭이자 캔따개만 알 수 있는 세세함도 관전 포인트다.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이라는 작품은 고양이의 존재보다 열과 성을 다해 치열하게 싸운 일터에서 자신의 쉼터로 돌아왔을 때 '나를 반겨주는 존재'의 중요성을 역설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처럼 혼밥이나 혼술과 같은 혼자만의 즐거움은 본인의 선택이지만, 결국 '나도 위로받고 싶다'는 바람이 투영된 선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독한 미식가나 이번 작품처럼 적당한 판타지와 현실이 어우러지고, 나를 대신해서 무언가를 해보는 이에 감정을 몰입하는 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바로 그 부분이 치유 혹은 휴식과 같은 감정을 자극,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게 아닐까.

이번 작품도 일상물을 가장한 판타지라는 점이 바로 이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설정과 고양이와 집사의 역할이 바뀐 지점부터 출발한 설정이 또 다른 이세계 애니메이션의 설정과 비슷한 지점도 존재한다.

단 3D와 2D의 부조화, 중요하지 않은 장면에서 캐릭터의 성격과 장소를 보여줄 때 과도하게 움직이는 시선은 최적화가 덜 된 3D 게임처럼 보인다. 이는 이야기의 맥을 끊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독이 됐다. 이러한 일부 요소만 제외한다면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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