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붉은사막 출시 이후 자격(資格)을 논하는 이들이 제법 늘었다. 여기서 말하는 자격은 게임을 사전 혹은 출시 직후 플레이한 경험을 토대로 배경지식과 속칭 통밥을 논하면서 '붉은사막은 XX이다'라고 개인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누군가는 글자로 다른 누군가는 영상으로 의견을 피력, 전달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말하고자 하는 이들의 결론은 한결같다. 단 덧셈처럼 1+1=2가 아닌 개인의 성향 차가 존재하는 탓에 게임의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린다.

다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레벨이나 아이템 인증이 아닌 플레이타임 인증이 조건으로 붙는다. 예를 들면, 플레이 타임 30시간 혹은 100시간 등을 은연중에 강조, 적어도 내가 플레이하는 내내 장단점을 정리했다는 식으로 마무리한다.

흔히 말하는 오픈 월드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기자도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나 쓰시마나 요테이, 엘든링이나 니어 3과 같은 게임을 플레이할 뿐 무조건 '오픈 월드는 이렇게 구현해야 한다'는 틀에 박히지 않는다. 워낙 플레이 성향 자체가 느긋하고, 메인이나 서브 퀘스트의 동선보다 그저 혼자 다니다가 주변 지역의 안개를 걷어보겠다고 천천히 플레이하는 게이머다.

출시 직후 메타크리틱이나 스팀의 평가 등은 게임을 판단하는 척도 중의 하나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보통 객관적인 점수라는 것도 결국 주관이 모여서 일종의 집단지성이나 경험을 수치화한 것이 아닌가. 물론 글로벌 통계 사이트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기준에 불과할 뿐 선택에 따라 게임을 극한까지 플레이할 것인지 혹은 메인 퀘스트를 빠르게 해결해 엔딩까지 달려갈 것인지는 오롯이 개인의 선택이다. 게임을 기호 식품처럼 비교하지만, 기자는 여행과 종종 비교한다.

일례로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맛이 무섭다 등은 결국 이전에 비슷한 경험을 토대로 기준을 정한다. 현재도 각종 스트리머가 붉은사막 공략과 기행을 콘텐츠로 공개 중인 것을 고려하면 패키지 투어 혹은 자유 여행처럼 저마다 보는 기준이 다르다.

앞서 언급한 호불호는 경험의 깊이와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 월드를 좋아하면서도 기존 게임에서 갈망했거나 인상 깊었던 요소가 붉은사막에 구현됐거나 부족하다면 애증 섞인 불평을 쏟아낼 수 있다. 반면에 붉은사막이 추구하는 재미와 플레이 성향의 합이 맞는다면 누군가는 올해 겨울까지 붙잡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인 셈이다.

기자도 여전히 플레이 중이지만, 적어도 1회차 엔딩과 각종 뻘짓을 섭렵한 이후에 감히 붉은사막의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9월처럼 '붉은사막은 까도 내가 깐다'는 일념으로 느긋하게 살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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