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가짜, 그 속에 담긴 마음은 진짜




도축업자로 살아가는 번장옥은 사정의 생명을 구해 데릴사위로 가정을 꾸렸다. 남모를 사연을 가진 이들의 가정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오히려 데릴사위 사정의 숨겨진 모습과 도살자로 살아가는 그녀 또한 기구한 운명을 가진 억척스러운 삶을 영위하는 이 중의 하나였다.

이 드라마는 총 40부작으로 국내 공중파 미니시리즈나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다른 결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분명 진부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설정의 반복이 이어져도 다음 화를 기대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뽐낸다.

예전 넷플릭스에서 95부작 삼국지 감상 이후 중국 드라마는 '옥을 찾아서'가 두 번째다. 출생의 비밀은 아니더라도 부모 세대에서 얽힌 수수께끼는 자식으로 이어졌고, 그들의 자식이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 이채롭다.

첫 시작은 전형적인 신데렐라처럼 흘러가면서 극 초반부는 로맨스 코미디가 주류를 이룬다. 번장옥 주변으로 등장하는 마을의 이웃들과 그들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가끔 사정에 발생하는 이벤트를 중심으로 빌런의 기행을 살짝 보여주는 게 전부다. 물론 '남편은 내가 먹여 살린다'는 억척스러움은 자칫 재산을 뺏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선택지였지만, 그녀와 그 사이에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그래서 '옥을 찾아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시즌제나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극 초반은 운명처럼 연결된 사이였지만, 가짜와 진짜를 넘나들면서 애틋한 속내를 보이기도 하는 등 남녀관계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단순한 우연이 운명에서 숙명으로 복수를 예고하는 떡밥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중반부의 양상은 초반과 확연히 달라진다. 특히 극의 배경이 마을에서 전장으로 바뀌면서 옥을 찾아서는 로맨스 코미디에서 병법과 전쟁을 논하는 무협의 색깔이 묻어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번장옥이 들고 다니는 칼은 평범하지 않은 무기였으며, 그녀가 체득한 무술 또한 아버지의 죽마고우를 통해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저 시장 상인을 괴롭혔던 무리는 어느 순간부터 장만옥과 아이들이 아닌 돼지도살단으로 전장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달라진 여성 캐릭터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옥을 찾아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과 악당의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 그저 남녀 주인공의 상황과 복수로 매듭짓는 갈등 고조를 위해 설정된 것이지만, 각자 사연과 이유가 있는 악의 개념이다. 그래서 메인과 서브 빌런의 선긋기는 애매한 감이 있다.

예를 들면 황제까지 구워 삶으면서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는 위엄, 동생까지 이용했던 장신왕의 장자 제민과 세자 수원청이 그나마 극 중에 등장하는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존재였을 뿐 모두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40부작을 감상하면서 이들에게 '저런 XX는 당해도 싸다'는 말보다는 '왜 저렇게 갈구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았다.

흔히 말하는 천인공노와 어울리는 캐릭터조차 잔인한 죽음보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징악'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번장옥의 마을로 다시 돌아오면서 막을 내리는 드라마로 이야기 실타래까지 마무리했다. 

옥을 찾아서는 지금까지 중국 드라마를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비록 일부 장면과 설정이 누군가에게 불편할 수 있지만, 적어도 1화부터 40화까지 고구마와 사이다의 조합으로 '중드도 나쁘지 않네'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었던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2706180

 

옥을 찾아서, 지금 시청하세요 | 넷플릭스

가문을 지키기 위해, 몰락한 귀족과 위장 결혼한 비천한 신분의 여인. 그런데 어느새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아내는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해 남편을 따라 전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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