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홀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애플TV 오리지널




플리 바겐(Plea Bargain)은 영화나 드라마의 좋은 소재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 또 다른 수사에 협조, 형량을 거래하기 위한 교도소나 범죄 소굴의 온상으로 잠입해 파고드는 스릴러의 묘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로 통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애플TV 플러스의 블랙 버드(Black Bird)는 실제 발생한 래리 홀 사건을 바탕으로 플리 바겐을 바탕에 두고, 연쇄 살인범 래리의 범죄를 밝혀내기 위해 교도소에서 고통을 겪는 지미 킨(배우 태런 에저턴)의 심리 변화가 극을 이끌어간다. 킹스맨 시리즈로 알려진 태런 에저턴의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 극한에 몰린 스트레스와 심경의 변화를 보여주며, 웰메이드 작품으로 거듭났다.

시작은 단순했다. 망나니는 아니었지만, 더더욱 선함과 거리가 멀었던 지미 킨은 예상과 달리 감방 생활 10년이 확정됐다. 아버지의 당황하는 모습을 뒤로 하고, 세상과 인연을 끊으려는 듯한 지미 킨에게 요원들이 찾아온다. 10년의 형기를 한 번에 지워낼 수 있는 연쇄 살인범의 자백을 가져온다면 자유를 주겠다고 형량 거래를 시도한다. 

매력적인 제안임에도 지미 킨은 아버지를 믿고 있었지만, 변수가 생기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범죄 사실 자백과 함께 시신의 위치를 찾아달라는 요원의 제안에 지미 킨이 내뱉는 대사가 '거래는 위험이 따른다'는 플리 바겐의 공식을 따라간다.

지옥으로 설정된 교도소에서 악마로 묘사된 연쇄 살인범과 가까워지라는 제안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처럼 악마와 친해져야 한다는 일갈이 블랙 버드 곳곳에 깔린 설정인 셈이다. 그래서 래리와 첫 만남 이후 지미의 상황은 순조롭지 않았다. 비록 거래였지만, 범죄자끼리 친해져야 한다는 압박감은 항상 불안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목적을 가지고 가까워져야 하는 지미와 친구가 생겨서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래리와 주고받는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바로 죄책감의 무게다. 범행 자체를 유희 정도로 치부하는 래리가 토해내는 설명을 듣는 지미는 욕지기가 치밀 정도로 분노가 솟아오른다. 잘못이나 실수가 아닌 자신의 지론처럼 내뱉는 래리를 보면서 지미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일종의 세계관 충돌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면, 래리의 말투나 웃음과 표정만 보면 살짝 모자라 보이지만,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범죄자다. 이에 비해 지미는 피해자들의 고통이 전이된 것처럼 악몽을 꿀 정도로 상황이 기이하게 흘러간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고통에 몸부림치는 지미의 행동은 각성(覺醒)으로 이어졌고, 래리를 향한 분노가 그를 극한에 몰아세운다. 

결과는 21개의 새조각과 점, 이를 기억하려는 벽에 날 것 그대로 피로 그려간 지도. 분명 지미는 자유를 얻었지만, 찝찝했다. 한쪽은 억울함을 가장해 자유를 박탈당했고, 다른 한쪽은 억울함이 가짜였다면 관찰자의 역할을 다해 지옥에서 빠져나왔다. 분명 사이다처럼 명쾌한 결론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답답함이 남아 있었던 이유는 아직도 찾지 못한 시체가 여전하고 실화라는 점이다.

공개된 지 4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범죄의 끔찍함을 전달하는 장치로 교도소라는 제한적인 공간을 활용해 조여드는 심리를 파고들어 6부작의 짧은 호흡으로 끝내면서 오래간만에 느끼는 긴장감이 블랙 버드의 묘미로 기억될 듯하다.

애플TV 플러스
https://tv.apple.com/kr/show/%E1%84%87%E1%85%B3%E1%86%AF%E1%84%85%E1%85%A2%E1%86%A8-%E1%84%87%E1%85%A5%E1%84%83%E1%85%B3---black-bird/umc.cmc.30gx1y8nwthydkrvhqu156p3?ctx_brand=tvs.sbd.4000

 

'블랙 버드' - Black Bird 보기 - Apple TV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시리즈. 10년의 형기를 시작한 지미 킨은 놀라운 제안을 받는다. 살인 혐의를 받은 래리 홀에게서 자백을 받아 낼 수 있다면 지미는 자유의 몸이 된다. 이 임무 완수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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