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결제 수단·암호 자산 서비스 중개업으로 생태계 확장 시도




지난 1일부터 일본에서 시행된 전자 결제 수단·암호 자산 서비스 중개업(電子決済手段·暗号資産サービス仲介業)이 현지 암호자산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내년부터 암호자산은 세제 개편과 함께 금융상품으로 승격, 규제의 틈을 메우는 가운데 스테이블 코인을 전자 결제 수단으로 명시하는 등록제 시행에 따라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과 함께 기존 사업자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도 예고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기존 화이트 리스트 코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혁신을 가장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의견도 공존한다.

전자 결제 수단·암호 자산 서비스 중개업의 골자는 자금 결제법에 따라 등록한 암호자산 거래소가 중개(매매, 교환) 부문을 특정 사업자에 제휴를 통해 위임, 몸집 늘리기보다 집토끼가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가두리의 성격이 강하다.

중개업의 취지는 일본 금융청과 JVCEA가 설정한 진입 장벽, 예를 들면 준비금이나 AML 인력과 시스템, 신규 암호자산 발굴 등과 같은 진입 장벽을 해소,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돕는다는 의미다. 단, 조건은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암호자산 한정으로 진행, 거래소가 공격적으로 화이트 리스트 코인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결국 리스트에 존재하는 상품만 취급할 수 있다.

15일 금융청, JVCEA 등에 따르면 엔화로 거래할 수 있는 암호자산은 125종(상장 폐지 종목 포함)이다. 또 바스프(VASP)라 불리는 암호자산 거래소 등의 사업자는 25곳, 전자 결제 수단 거래 업자(電子決済手段等取引業者)는 유에스디코인(USDC)을 취급하는 SBI VC 트레이드 단 1곳이다.

JVCEA에 등록된 암호자산 교환업자 일부 / 자료=JVCEA

즉 전자 결제 수단 거래 업자도 위임받은 사업자가 특정 암호자산이나 스테이블 코인을 취급하지 않으면 중개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는 금융청에 중개업을 등록할 때 취급하는 대상을 정확하게 명시, 125종의 암호자산과 별도의 심사를 거치지 않는 한 등록 과정부터 차단된다.

법령에 명시된 특이한 단어가 존재하는 데 바로 소속제(所属制)다. 말 그대로 중개업자는 거래소의 소속이며, 이는 곧 갑과 을의 관계가 정립된다. 정확히 말한다면 거래소는 교환, 중개업자는 중개로 교환이 중개보다 상위 개념인 셈이다.

예를 들면, C 중개업자는 10개의 프로젝트를 취급하는 A 거래소와 암호자산 20개를 취급하는 B 거래소의 위임을 받아 영업한다. A와 B가 동시에 취급하는 암호자산 업자는 중복이 없는 30개의 암호자산 중개업을 이어가고, 각각 A와 B는 C를 통해 신규 암호자산을 유인책으로 삼아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등 서비스 확장에 집중할 수 있다.

결국 속칭 '될 놈은 될'처럼 거래소와 중개업자의 관계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그럼에도 거래소 중심의 생태계를 중개업자의 역량에 따라 확장할 수 있다는 디딤돌 역할을 수행한다면 이전과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금 결제법에 명시된 전자 결제 수단·암호 자산 서비스 중개업의 정의 / 자료=일본 전자정부 종합창구

그 이유는 중개업자의 역할이 덱스(DEX)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코인체크나 비트플라이어, 바이낸스 재팬 등과 같은 거래소는 CEX다. 단 이들이 취급하는 암호자산은 단일 사업자가 100개를 넘지 못하고 있고, 공격적인 암호자산 발굴도 예전과 같지 않다. 소위 금융 당국의 인증을 통과한 프로젝트는 제한적이고, 이러한 방식은 거래소 중심의 생태계에서 확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당연히 느려진 속도를 거래소가 아닌 외부 사업자가 방향을 제시해 확장을 꾀하는 셈이다. 이를 국내 거래소 업계에 적용하면 업비트나 빗썸 등이 제3의 사업자에게 수탁과 위탁의 관계로 설정, 중개업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기존 SNS나 텔레그램 등에서 테더(USDT) 환치기와 같은 음성 거래를 중개업으로 활성화, 제도권에 편입시켜 업비트와 빗썸 그리고 업비트와 빗썸의 위임을 받는 중개업자가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앞서 언급한 거래소와 중개업자의 짝짓기는 지난 8일 코인체크와 메루카리 자회사 메르코인(Mercoin)의 협력으로 성사됐다. 우선 코인체크와 메루카리는 암호자산 교환 업자, 즉 거래소다. 하지만 메루카리 자회사 메르코인은 교환업자가 아니라 중개업자다. 

그래서 메르코인은 코인체크와 메루카리가 취급하는 암호자산을 중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코인체크와 메르코인을 통해 출혈 경쟁 없이 서비스를 도모할 수 있고, 메루카리는 모회사보다 암호자산을 많이 취급하는 코인체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셈이다.

하지만 사업자 간 암호자산 로테이션에 불과해 갈라파고스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과 규제 정비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에 편입시키는 방식이 공존할 수밖에 없어 이전보다 규제가 촘촘해진다. 

그럼에도 자금결제법의 암호자산 대신 스테이블 코인의 전자 결제 수단, 2027년부터 암호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승격하는 금융상품 중개업 규제하에 새로운 변혁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답답함은 이전보다 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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