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 처리 완료=블록 생성 시간+거래소 숙련도




지난 16일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한 에스피엑스6900(SPX). 이보다 앞서 코인원은 1월 8일에 상장했다. 일반적인 알트코인의 국내 거래소 업계 입성이지만, 이면에는 거래소 업계의 입금 컨펌 경쟁이 숨어있다.

입금 컨펌은 거래소가 새로운 코인이나 프로젝트를 상장하면서 안내하는 시작가, 최소 입금 수량에 따른 입금 처리(성공, 완료)를 의미한다. 그래서 같은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 등과 같은 네트워크를 사용하더라도 거래소마다 입금 컨펌이 다른 탓에 입금 처리가 제각각이다.

17일 업비트, 빗썸 등에 따르면 에스피엑스6900의 입금 컨펌 수는 ▲업비트 36 ▲빗썸 33 ▲코인원 65로 다르다.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한다면 거래소 이용자가 외부에서 에스피엑스6900 입금을 위해 별도의 지갑 주소를 할당받고, 입금을 확인할 수 있는 횟수에 네트워크의 블록 생성 시간을 더한 방식이다.

다른 예로 스페이스코인(SPACE)의 입금 컨펌 수는 ▲빗썸 33 ▲코인원 65 ▲코빗 24다. 에스피엑스6900과 스페이스코인은 이더리움 기반 토큰이므로 이더리움 블록 생성 시간(12초마다 1개 생성)에 따라 '입금 컨펌 수 X 12초'로 계산한다.

빗썸은 에스피엑스6900 상장을 안내하며, 입금 컨펌 수 33을 표기했다. / 자료=빗썸

그 결과 업비트의 에스피엑스6900 입금 완료 시간은 36X12초=432초(7분 12초), 빗썸은 396초(6분 36초), 코인원은 780초(13분) 등으로 나타난다. 단, 이는 이론상의 수치일 뿐 실질적인 입금 처리는 거래소마다 다르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혹자는 빠르면 좋고, 느리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입금 컨펌의 변수는 상장과 동시에 몰리는 네트워크 병목 현상이다. 일시적으로 몰리면 입금 처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이를 확인하는 데 거래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빗썸 관계자는 "블록체인 상 거래 트랜잭션이 발생하더라도 합의 알고리즘 등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체인상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당사 기준 안내라는 측면에서 고객에게 고지하고 있다"며 "입금 컨펌은 각 거래소 판단에 따라 충분한 컨펌 수를 거치고 입금을 반영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각 거래소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즉 입금 컨펌은 거래소의 기술 영역에 속하며, 빠르고 느린 개념과 달리 보안에 가깝다는 게 또 다른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블록체인 익스플로러와 스캐너, 스코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프롬(FROM)→투(TO)로 전송이 완료된 기록을 블록 생성 넘버로 남기는 과정이다.

누군가는 같은 네트워크 기반 토큰 1개가 거래소 4곳에 동시 상장할 때 입금 컨펌 수가 작은 거래소를 선호하고, 상대적으로 입금 컨펌 수가 크다면 입금 처리가 지연되므로 편의성 측면에서 수치가 작은 게 유리하다고 반문한다.

업비트는 베이스 기반 오픈그라디언트 입금 프로세스에 컨펌 수를 450으로 표기한다. / 자료=업비트

하지만 거래소 업계는 단순히 수치로 속도와 보안의 우월함을 경쟁하는 영역이 아니라도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이더리움과 솔라나처럼 흔히 말하는 1~3 티어 프로젝트는 블록 생성 시간이 모두 다르다. 특정 프로젝트는 자체 메인넷을 구축해 입금 컨펌이 실시간에 가까운 1이 나오기도 하고, 블록 생성 시간이 짧은 대신 입금 컨펌 수가 커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베이스(BASE) 기반 토큰이다. 베이스는 옵티미즘(OP) 기반으로 설계, 블록 생성 시간은 2초다. 그래서 '입금 컨펌 수 X 2초'의 공식을 따른다.

국내 거래소 업계에서 베이스 기반 토큰으로 4곳에 상장한 에어로드롬파이낸스(AERO)는 ▲업비트 450 ▲빗썸 200 ▲코인원 100 ▲코빗 1이다. 이론상 코빗은 2초 만에 입금 처리가 완료되고, 업비트는 15분(450 X 2=900초)이 지나면 처리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코빗 관계자는 "입금 컨펌시, 각자 거래소 판단에 따라 충분한 컨펌 수를 거친 후 입금을 반영하게 된다. 비트코인도 reorg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다른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라며 "reorg 등 입금이 취소될 가능성이 충분히 제거된 상황(충분한 컨펌 수 등)에 입금을 반영하며, 모든 거래소가 컨펌수를 표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빗이 설명한 reorg는 리오르그 혹은 리오그라 부르며, 체인을 다시 구성하는 체인 리오거나이제이션(Chain Reorganization)이 정식 명칭이다. 쉽게 설명하면 진짜로 위장한 가짜를 골라내고, 크로스브릿지나 덱스(DEX) 등과 같은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외부 생태계를 공격할 때 확실하고 치명적인 공격이다.

코빗의 입출금 네트워크 정보 일부 / 자료=코빗

일종의 미끼처럼 위장하는 탓에 흔적만 남겨놓고 모든 것을 털어가므로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외 거래소 업계가 리오그 차단을 위해 입금 컨펌 수를 조정, 사전에 거래소의 자산 보호를 위한 성벽을 쌓아 올린 셈이다.

입금 컨펌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DAXA 회원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특이점이 확인됐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신규 프로젝트가 상장할 때 지원 네트워크까지 안내하지만, 정작 입금 컨펌은 공지사항에 없다. 이에 비해 빗썸과 코빗은 공지사항과 입금 안내 페이지에서 '입금 컨펌 수'를 안내한다.

업비트 관계자는 "네트워크에 따라 입금 컨펌 프로세스가 다르므로, 입금 네트워크를 선택할 때 하단에 컨펌 수를 표기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이점이 있다면 거래소마다 정해진 입금 컨펌 수가 존재한다. 업비트는 이더리움-베이스-솔라나 기반 네트워크 토큰의 입금 컨펌 수가 같다. 에스피엑스6900과 같은 이더리움 기반 토큰 알트레이어(ALT)의 입금 컨펌은 36, 베이스 기반 카이토(KAITO)는 450, 솔라나 기반 시커(SKR)와 봉크(BONK)는 1이다.

빗썸은 ▲알트레이어 33 ▲카이토 200 ▲봉크 20, 코인원은 ▲알트레이어 65 ▲카이토 100 ▲봉크 1로 확인됐다.

베이스는 블록을 2초마다 생성한다. / 자료=베이스 백서

즉 거래소마다 입출금 네트워크의 입금 컨펌을 고정적으로 유지하고, 이론상의 대신 정확히 몇 초나 몇 분 후에 완료되는 게 아닌 '약 1분 이내 처리'처럼 거래소의 숙련도나 대외비로 처리하는 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관계자는 "입금 컨펌은 거래 지원과 직결된 영역이라 공지 사항 외에는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라고 강조했다.

리오그는 그저 단어로만 존재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실제 폴리곤 에코시스템 토큰(POL)은 2023년 2월 '157-block reorg'가 발생, 공식 포럼에 등장한 적이 있다. 항간에는 단순한 버그에 불과하다는 의견과 이를 무마하기 위해 5개월 뒤에 인도르(Indore) 하드포크를 진행한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분명 폴리곤의 기능을 개선하는 업그레이드였지만, 157 리오그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한 이들의 흔적이 X에 남아 있다. 유니스왑 창업자 헤이든 애덤스는 폴리곤의 157 리오그의 문제를 언급했고, 이를 인정한 이가 폴리곤 공동 창업자 자얀티 카나니다.

그럼 마지막 의문 하나. 폴리곤도 157 리오그가 발생했는데 같은 레이어2 프로젝트나 다른 알트코인은 문제가 없을까. 더욱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자체 메인넷이 아닌 특정 네트워크 기반으로 설계된다면 리오그 리스크를 대응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에게 있어 리오그는 실수가 아닌 필연(必然)적인 버그이기 때문이다.

Special Thanks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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