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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vs 에픽, 그들은 왜 싸우는가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로 쏘아 올린 수수료 논쟁이 반독점 소송까지 이어지며, 때아닌 플랫폼 공룡들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수수료 30%가 과도하다는 의견과 수수료 없이 독자 노선으로 나아가겠다는 의견으로 양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선 수수료 30%는 애플이 운영하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이 운영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규칙이다. 한때 구글 수수료가 30%가 아닌 3~5% 수준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로 이통3사가 가로채는 수수료 비중이 높아 이들을 두고, 진정한 갑질이라는 이야기가 여전히 떠돌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 카카오 게임을 기준으로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협력한 모바일 게임은 구글이 30%, 카카오 21%로 벌써 '차 떼고 포 떼고'를 거쳐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49%를 가지고 분배한다. 이조차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계약 내용에 따라 개발사는 최저 10~15%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이전부터 플랫폼 사업자는 서비스 기간과 비례한 수수료 논쟁이 불거졌다. 처음에는 플랫폼에 탑승해 기반을 다지면서 나중에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불만을 드러내면서 플랫폼 사업자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이번 에픽 이슈는 수수료 30%가 아닌 독점 사업자가 통행세를 과도하게 가져가고, 이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풍성한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대의'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면에는 수수료를 내지 않겠다는 놀부 심보가 진짜다.

이전에 플랫폼 사업자가 구축한 각종 제반 비용을 무시한 채 오로지 수수료에 초점을 맞춰 과도하다, 비싸다, 독점이다 등의 주장만 앞세우는 상황이다.

이를 지켜보는 국내 게임업계는 에픽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포트나이트처럼 과도한 액션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칫 밑장빼기로 우회 결제를 유도하다가 적발되면 과거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for Kakao'처럼 마켓에서 일순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픽이 수수료를 못 내겠다는 이유는 국내에 들어온 중국 게임업체의 '밑장빼기'와 같다. 플랫폼 사업자가 정해놓은 결제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우회 결제로 운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 넥슨 등의 국내 게임업체가 카카오게임의 등쌀에 밀려 'for Kakao' 대신 수수료 21%를 아끼기 위해 '글로벌 원빌드'로 태세를 바꾼 것과 상황이 다르다.

수수료를 내지 않겠다는 배짱이 애플과 구글에 통하면 다음 수순은 소니의 PSN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수료가 과도해서 독점이라고 싸움을 할 바에 서로 납득할 수 있는 비율부터 제시하는 게 우선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식당 앞에 노점상 세워두고 '이게 더 싸고, 양 많고, 맛있어요'라고 외치는 동네 구멍가게처럼 떠드는 꼴이라니 우습다. 

게임업계 생태계를 위한다면서 나선 나이트가 수수료를 내지 않겠다는 언리얼, 참으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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