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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30일 동안 설아의 죽음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개운함보다는 찝찝함이 앞서는 30일. 보통 콘솔이나 스마트 폰 게임에서 엔딩이나 도감을 채우면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앞서는데 30일은 그렇지 못했다.

이미 자살한 캐릭터로 설정된 최설아라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관심을 넘어선 오지랖이나 쓸데없는 참견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앞선다. 30일 개발진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물처럼 흘러가는 일상에서 가볍게 건네는 인사나 말 한마디, 카톡이나 문자 한 개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30일의 시작은 이미 사망진단서에 이름이 적힌 최설아의 죽음을 막기 위한 총무 박유나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인 RPG에서 레벨업을 명목으로 '오늘도 때려잡자 몬스터'를 외치거나 힐러로 부활을 외쳤던 판타지 세계와 현실은 사뭇 다르다.

특히 30일에 설정된 게임 배경은 꾸밈없이 현실과 맞닿으면서 모든 과정을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대사로 표현한다. 무미건조한 인사나 그저 주고 받은 사소한 대화조차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툭툭 내뱉는다.

게임이었기에 망정이지, 현실은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보고 '이 사람이 무슨 일이 있나'라는 불안감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수는 없다. 그냥 오늘 기분이 안 좋은 날인가 해서 가볍게 '시간 되면 밥이나 먹자'라고 말 한마디 건네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박유나와 최설아, 그리고 주변 인물과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은 스토리 게임의 진행 방식을 차용해서 현실보다 아름답게 포장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이상 누군가에게 권유해본다는 건 간섭처럼 비쳐질 수 있고, 이는 게임에서도 총무와 유지은의 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이지만, 선택에 따라 분기가 달라지는 엔딩이 존재하는 덕분에 최소 16회차 이상의 플레이를 요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최설아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죄책감을 덜고자 하는 마음이 묘하게 스마트 폰을 붙잡게 하는 묘한 매력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게임의 장르를 통틀어 내가 아닌 남을 먼저 생각하는 장르는 드물다. RPG나 격투, 어드벤처나 퍼즐, 슈팅이나 전략 등은 남보다 나를 우선시한다. 하지만 30일은 나보다 '최설아'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되며, 이러한 집요함은 현실에서 마주하는 제2의 최설아처럼 행동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이어지는 게 개발진의 의도라면 정말 게임 하나 제대로 뽑힌 거다.

2회차 플레이에서 30일이 아니라 300일처럼 보이는 착각이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속편은 300일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30일은 관심과 오지랖, 참견과 간섭 사이에서 갈등하는 박유나와 시간이 흐를수록 투명 인간이 되어가는 최설아, 고시촌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평범한 이야기다. '잘 지내냐?'라는 말이 소중해진 이때 플레이하는 내내 먹먹함으로 다가왔던 30일을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게임 시작과 동시에 사망진단서에 '최설아'라는 이름 세글자가 없었다면, 총무 박유나가 되어 플레이하는 유저는 과연 저 캐릭터를 살릴 수 있었을까.

 

다운로드 경로

안드로이드

https://bit.ly/3gMEz3w

 

30일 - 멀티엔딩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 비주얼 노벨, 인생 게임, 선택 게임 - Google Play 앱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어쩌면 당신의 삶을 변화시킬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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