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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해석이 이 세계의 형태를 바꾼다


방치형과 클리커 게임의 극한까지 플레이했던 기자에게 더 이상의 방치형 클리커 게임은 없을 줄 알았다. 그만큼 소재만 바꿔 천편일률적으로 등장한 게임들에 치여 스토리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을 플레이했던 이유도 신선함이 제로에 가까운 게임만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 플레이의 스토리 게임 추천 목록에 얼터 에고(ALTER EGO)가 보여서 설치했을 때는 심리 검사하는 앱으로 생각했다. 이름부터 특이했고, 클리커 방식을 걷어낸 게임 곳곳에 한 페이지를 꽉 채운 참고문헌도 독특했다. 그래서 카라멜 칼럼이 개발한 게임을 일본어 사전과 번역기를 이용, 플레이하면서 국내 클리커 게임과 다른 결로 출시한 것에 대한 안도감도 있었다.

우선 판타지와 RPG를 섞은 일반적인 방치형 클리커 게임의 전개 방식을 답습했지만, 게임 곳곳에 배치된 콘텐츠와 다소 암울하게 느껴지는 그래픽과 우울함을 선사(?)하는 배경 음악이 보완한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심리 검사처럼 '이 게임이 나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것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그래서 얼터 에고를 플레이할 때 방치형 게임과 스토리 게임의 경험 여부가 게임의 매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된다. 전자는 독특한 소재의 클리커 게임으로 후자는 스토리 게임에 클리커 방식을 도입했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만큼 얼터 에고는 기존에 익숙하던 장르에 단 하나의 요소만 녹여냈을 뿐인데 묘하다. 엔딩을 모두 확인한 입장에서 얼터 에고는 특유의 우울한 감성이 있다. 화사하게 빛나는 해피 엔딩보다 클리커 게임치고는 자꾸 '선택과 고민'에 대한 주제 의식을 녹여낸 듯싶다.

이러한 부분이 개발자의 의도라면 실로 무서운 의지라 생각된다. 그저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으로 점철된 RPG에서 느낄 수 없는 '성찰'의 기회를 게임으로 돌아보게 한다는 게 독특하기 때문이다. 사실 모바일 RPG가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성향이 강하다면 적어도 얼터 에고는 앞보다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레이하는 내내 심리 검사를 게임으로 출시한 기능성 게임이라는 착각도 들었고, 엔딩을 모두 확인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함께 찾아오는 공허함도 존재했다. 그 결과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힐링 게임과 다른 또 하나의 힐링이 얼터 에고의 치명적인 매력이라는 게 기자의 결론이다.

물론 이러한 장르가 익숙하지 않다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무턱대고 빨간 점을 따라서 강제적으로 튜토리얼을 진행하는 RPG처럼 스스로 이것저것 아이콘을 터치, 게임의 시스템 파악이 급선무다. 다만 초반 진입 장벽만 넘어서면 묘한 매력을 풍기는 얼터 에고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으므로 한 번쯤 짬을 내어서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름 : 얼터 에고(ALTER EGO)
개발 : 카라멜 칼럼(Caramel Column)
장르 : 어드벤처
과금 : 무료/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 iOS
비고 :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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