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오래전 잊혀진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고대의 신비를 풀어야 한다


세기말, 테라포밍, 좀비, 기괴한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생존 등 포스트 아포칼립스, 이른바 종말을 다루는 게임이나 영화는 일종의 공식이 있다.

과거 TV 애니메이션처럼 소년 성장물과 옴니버스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 모든 게 아름답게 포장되는 행복한 결말로 갈 것인가 혹은 타임 루프처럼 결국 무엇을 하더라도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비극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양이가 등장하는 세기말 모험기 스트레이(Stray)는 처음에는 고양이로 중후반부터 고양이보다 이야기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색다른 매력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각종 동작(그루밍, 스크래치, 잠자기)으로 애묘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도 잠시일 뿐 나머지는 메탈 기어 솔리드의 캣버전 혹은 칼 대신 냥냥펀치로 싸우는 니어 오토마타에 가깝다.

만약 스트레이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고양이가 아닌 사람이나 로봇이었다면 크게 주목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고양이가 세상을 구하는 유일한 희망처럼 부각되는 일부 인위적인 장치가 곳곳에 배치됐지만, 정작 플레이는 네발짐승에 초점이 맞춰진 장애물 뛰어넘기와 퍼즐로 풀어가는 전형적인 어드벤처의 흐름을 따라간다.

고양이와 로봇 B-12가 콤비처럼 붙어 다니면서 각종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이 게임에 구현된 챕터를 클리어하는 것과 맞물리며, 고양이의 존재는 잠시 잊게 된다. 각종 기교를 볼 수 있는 일부 동작과 장소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길 찾기와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오히려 게임 곳곳에 보이는 화면이 스트레이의 복선을 숨겨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면, 인간이 없고 로봇들만 남아있는 이유와 이들이 쳐다보는 천장의 비밀 등이 스트레이를 플레이하는 이유가 된다.

물론 게임 엔딩을 위한 빠른 공략 위주의 플레이하면 스트레이는 평범한 게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단지 고양이가 세상을 구하는 설정 외에는 특이점이 없을 정도로 평이한 게임이라 생각할 수 있으며, 요령만 익힌다면 일방통행식 길 찾기 미션도 어렵지 않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반면에 '왜 고양이인가?'라는 플레이어의 물음에 '세상을 꼭 사람이 구할 필요는 없잖아'라는 말을 게임으로 풀어낸 게 개발사의 묘수라 생각한다. 이미 비슷한 소재와 장르를 표방해 생존의 의미는 알고 있지만, 스트레이를 통해 생존에 공생을 더한 조금은 다른 결의 재미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이름 : 스트레이(Stray)
개발 : 블루 트웰브 스튜디오
장르 : 어드벤처
과금 : 유료
지원 : PC / PS4 / PS5
비고 : 세기말 길고양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