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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심을 뒤로하고 아들 아트레우스의 성장기를 지켜보는 크레토스


갓 오브 워(God of War)라는 타이틀 이름을 들어봤거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본 게이머에게 갓 오브 워는 남다른 작품으로 다가온다.

PS2 버전으로 20년을 바라보는 머스트 해브 타이틀이자 게임과 함께 인고의 세월을 겪은 열혈 게이머가 가정을 꾸리고, 아들과 딸을 둔 가장과 육아에 시달렸거나 여전히 육아 전쟁이 진행 중이라면 다음달 출시되는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시기다.

특히 블레이드를 매섭게 휘두르며 격전을 벌였던 크레토스에게 '아트레우스'의 존재는 정말 '아 이XX 말 징그럽게 안 듣네'라는 소리가 육성으로 나올 정도다. 아들과 말싸움을 벌이는 것보다 몬스터와 중간 보스와 혈투를 벌이는 게 마음이 편할 정도인 셈이다.

출시 직후 1회차 플레이, 플래티넘을 위한 다회차, 새로운 게임 플러스까지 복습했던 기자에게 라그나로크를 앞두고 복기하는 갓 오브 워는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그 당시 느꼈던 감동이 희미해질 무렵에 다시 시작한 갓 오브 워는 '감동은 저장되는 게 아니라 플레이할 때마다 또 다른 감동이 각인된다'는 느낌 그 자체였다.

지금은 그나마 착한 어린이처럼 보이는 아트레우스가 라그나로크에서 어떤 모습으로 흑화돼 등장할지 모르는 기대감과 함께 1레벨부터 시작한 아트레우스는 아빠한테 떼를 쓰는 영락없는 어린이였다. 전투를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것도 결국 AI로 설정된 시스템일 뿐 '좀 알아서 움직이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인간적인 AI가 아니라는 것도 정식 발매 4년 만에 알게 된 것.

이전에는 몰랐지만, 전투가 끝나고 난 뒤에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가 하나의 앵글에 같이 잡히는 모습을 보면서 액션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투박한 부정을 묘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음성은 '보이(BOY)'라고 들리지만, 게임에 나오는 자막은 '얘야'를 확인하니 이전에 확인할 수 없었던 묘미가 느껴졌다.

특히 크레토스가 아트레우스를 위해 도끼에서 바닥에서 블레이드를 꺼낼 때는 무서울 정도로 크레토스와 동화됐다. 정말 '누가 감히 내 자식을 건드려!'라는 일갈과 함께 자식 살리는 데 방해되는 존재는 모두 지워버리겠다는 열망 외에는 잡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블레이드만 믿고 몬스터를 살육했던 크레토스의 리즈 시절과 달리 아버지로서 블레이드를 활용한 공격과 스킬이 시전될 때마다 '분노는 곧 원동력'을 플레이로 차근차근 플레이하면 어느 순간 요툰하임에 도달한다.

또 쿠키 영상처럼 확인할 수 있었던 토르의 전기 뿅망치를 본 게이머라면 다음 달 라그나로크와 마주할 수 있는 자격이 있으니 아트레우스와 다시 일어서라.

최종 보스가 세다고 하더라도 아트레우스와 실랑이를 벌이는 입씨름보다 약하고, 북유럽의 신들과 괴물이 무서워 봐야 아트레우스 미간에 주름이 보이는 것에 비하면야 장난으로 느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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