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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이 아톨로 스왑 지원 포기하면 에이치닥 자동 상장 폐지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가 '프라이버시 코인' 퇴출에 한창이다. 지난해 n번방 사태 전후로 모네로(XMR)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 퇴출 러시가 이어진 가운데, 빗썸도 남아있던 프라이버시 코인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22일 빗썸에 따르면 대시(DASH), 피벡스(PIVX), 제트캐시(ZEC) 등 프로젝트 3종은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분류해 정리 절차에 돌입했다. 퇴출을 앞둔 오리고(OGO)도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였기에 관련 업계는 내달 25일까지 프라이버시 코인을 지워야 하는 분위기다.

이와 별도로 빗썸은 유동성 부족의 이유를 들어 지난 19일 오리고와 하이콘(HYC)의 상장 폐지를 확정했으며, 베잔트(BZNT), 에이치닥(HDAC), 월튼체인(WTC) 등 3종은 잔류와 퇴출을 두고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빗썸 퇴출이 된 오리고(OGO)의 1차 방어선으로 떠오른 후오비 글로벌의 테더마켓 / 자료=후오비 글로벌

우선 오리고는 이번 퇴출로 국내 원화마켓에서 흔적이 사라진다. 비록 후오비코리아의 비트코인, 테더, 후오비토큰(HT) 등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방어선은 채 1%도 되지 않는다. 이후 빗썸 퇴출 시 후오비 글로벌과 빌락시(Bilaxy)의 테더마켓으로 버텨야 한다.

2019년 3월 빗썸 입성 당시 39원으로 시작했던 가격은 1개당 13원으로 1/3 수준으로 투자수익률(ROI) -89.89%다. 총발행량 6억8127만7850개 중에서 64%에 해당하는 4억4051만6809개를 유통, 남은 36%로 우상향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오리고의 상승 분위기는 FATF의 권고안에 따라 회원국을 중심으로 '프라이버시 코인' 퇴출 분위기가 강하고, 오리고 자체가 '이더리움과 다크코인'의 조합이라고 내세운 터라 한 번 낙인이 찍힌 '다크코인'의 흔적을 지우기 힘든 실정이다.

또 같은 날 퇴출이 확정된 하이콘도 원화마켓 거래쌍이 없어 사실상 국내보다 해외에서 상승기류를 타야만 하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몇 안 되는 메인넷과 ICO를 정식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지만, 가격은 처참하다. 빗썸의 첫 거래를 22원으로 시작했지만, 빗썸 버프가 끝난 하이콘의 1개당 가격은 평균 1원 대다.

OKEx 이더리움 마켓에서 거래 중인 하이콘 / 자료=OKEx

빗썸 퇴출 이후 OKEx의 이더리움, 비트코인, 테더 마켓이 70% 가까이 물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이조차 안심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단일 거래소 상장 리스크로 OKEx의 투자유의 경고 만으로 프로젝트의 존폐 여부까지 위험하다. 그래서 2차 거래소 상장을 모색하지 않으면 OKEx의 거래쌍 제거도 위협이 되는 탓에 목적 거래소 상장이 우선시된다.

이에 비해 재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베잔트와 월튼체인은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리스크가 적다.

베잔트는 빗썸의 미워도 다시 한번(투자유의 종목 지정과 해지가 반복)처럼 지난해 여름 상폐 경고를 받아 퇴출 위기에 몰린 바 있다. 이후 상장 재심사를 통과해 해지됐지만, 올해 다시 경고를 받았다. 빗썸과 빗썸 싱가포르의 물량은 모두 빠져, 현재 핫빗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마켓 방어선이 절대적이다.

핫빗 BTC/ETH 마켓에서 거래 중인 베잔트 / 자료=핫빗

오리고와 마찬가지로 핫빗 의존도가 100%라 위험하고, 9억9999만9820개 중에서 8억7839만8685개를 유통해 약 13%로 상승 곡선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녹록치 않다. 리플과 스텔라루멘처럼 송금과 결제를 위한 생태계 조성과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베잔트를 받아주는 지갑업체가 줄면 바로 위험해지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월튼체인은 빗썸의 상폐 잔혹사에서 3전 4기처럼 패자부활을 노리는 프로젝트다. 상장 당시 빗썸은 월튼체인을 두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로드맵과 다양한 업종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평가는 상장 재심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튼체인은 지난해 퇴출된 아이엔에스와 마찬가지로 4번의 재심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아이엔에스와 동률이다. 지금까지 빗썸의 상장 폐지를 논할 때 아이엔에스가 2020년 3월 26일에 경고를 받은 이후 그해 7월 30일에 퇴출되기 전까지, 3월부터 총 4번의 재심사가 진행된 바 있다.

빗썸에서 상장 재심사가 진행 중인 에이치닥 / 자료=빗썸

다른 프로젝트는 단일 거래소 리스크 극복과 2차 상장을 노리지만, 에이치닥은 이들과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이전에 퇴출된 아이엔에스-인솔라 스왑 지원 이슈처럼 상장 재심사와 별도로 빗썸이 아톨로(ATOLO) 스왑을 지원하지 않으면 사실상 사라진다.

최초로 상장했던 플라이빗조차 에이치닥을 방출하면서 아톨로 스왑도 지원하지 않았다. 프로젝트팀이 브랜드를 변경하거나 메인넷 개발 여부는 거래소가 개입할 사항은 아니다. 단, 기존 프로젝트를 새로운 프로젝트로 스왑하는 것은 상장과 직결, 이미 상장돼 거래 중인 거래소가 프로젝트의 스왑을 지원하지 않으면 기존 프로젝트는 상장 폐지되는 식이다.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에이치닥이 위험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빗썸이 스왑을 지원하지 않으면 에이치닥은 라토큰이나 지닥에 기댈 수밖에 없고, 백기사 성격의 거래소가 나타나지 않으면 국내 코인판에서 에이치닥의 흔적은 지워질 수 있다.

에이치닥의 잔류와 퇴출이 결정되는 내달 2일 빗썸의 발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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