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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개봉되어 '덕 중의 덕은 역시 양덕'이라는 말을 증명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퍼시픽 림(Pacific Rim). 거대한 메카닉 예거와 괴수 카이주의 싸움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지만, 관객 동원은 이전에 등장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보다 못했다. 그러나 기존 메카닉 액션과 다른 묵직한 느낌이 선사하는 광경은 사뭇 다른 영화와 달랐다는 것만 기억에 남은 영화였다.


영화 개봉과 동시에 동명의 스마트폰 게임으로 등장한 퍼시픽 림도 일반적인 영화 홍보 어플보다 나은 평가를 받은 것이 고작이다. 재작년 개봉한 리얼 스틸도 동명의 게임이 출시, 꾸준한 업데이트로 사랑받은 것과 달리 퍼시픽 림의 인기는 식은 지 오래다.



사실 퍼시픽 림의 게임 스타일은 인피니티 블레이드나 이를 교묘하게 베낀 블러드 앤 글로리와 비슷하다. 영화에 등장했던 예거를 선택하고, 미션마다 등장하는 카이주와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의 스토리는 무시되고, 오로지 일방통행처럼 진행하는 퀘스트만 존재한다.


물론 영화와 함께 등장하는 동명의 게임들은 영화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 이유는 OSMU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게임만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 힘들고, 영화 홍보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욱 영화가 가진 스토리의 줄기도 오로지 볼거리에 치중했기 때문에 게임도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예거를 자신 만의 스타일로 커스텀하는 것이 전부인 정도다. 무기와 장갑, 스킨을 변경해서 싸우는 것이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의 전부다. 이미 게임을 하기 전부터 결론을 알고 있다면 게임의 몰입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퍼시픽 림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스토리가 무시될 정도로 액션의 묵직함은 살려냈다. 200MB가 넘는 용량에서 뿜어 나오는 그래픽의 질감은 예거와 카이주의 그래픽 효과만 보더라도 충실히 재현했다. 오히려 불필요한 액션을 제외하고,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투박하지만 묵직한 액션은 게임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했던 범블비처럼 액션 활극을 보여줄 수 있는 몸집(?)이 아니었기에 게임에서도 막기-카운터-공격-파이널 등으로 공격을 단순화했다. 앞서 언급했던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간소화된 전투 방식으로 약간의 전략을 도입한 셈이다. 물론 이러한 부분도 게임의 인앱 결제(게임 내 블랙마켓)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기에 밸런스 파괴의 위험성도 높은 편이다.



여기에 퍼시픽 림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유료(2013년 9월 10일 기준 3,280원) 모델이다. 유료로 구입한 후 인앱 결제까지 적용된 게임으로 유저의 반발 심리도 거센 편이다. 영화를 보고 온 감동의 되살리고자 충동구매가 아니라면 절대 구입을 추천하지 않는 앱이기 때문이다. 이미 80%의 가격 할인이 게릴라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영화의 인기가 사그라지며, 게임도 같이 식어버린 셈이다.


오히려 공식 라이센스 게임이 아닌 게임만의 콘텐츠로 승부했다면 꽤 좋은 게임으로 평가받을 수 있음에도 그 한계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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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퍼시픽 림
 개발 : Reliance Big Ent
 장르 : 액션
 과금 : 유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 iOS
 경로 http://goo.gl/gEHu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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