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개 은행이 참여한 프로젝트 스푼타 기반 기관용 CBDC 연구
프로젝트 레오니다스는 이탈리아에서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CBDC 프로젝트다. 국내 금융기관이 민간의 성격을 앞세워 스테이블 코인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은행들만 참여, 핵심만 추려 연구를 진행한 프로젝트라는 점이 다르다.
특히 이탈리아는 과거 리라에서 유로로 전환, 유로존에 있는 국가임에도 CBDC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자국에서 진행한 CBDC 프로젝트는 유로존 국가와 연계한 CBDC까지 고려, 국가 간 통합 CBDC 표준화를 위한 연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젝트 레오니다스(Project Leonidas)
유비소프트가 출시한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주인공이었던 카산드라는 레오니다스의 후손이었고, 게임에서 등장한 레오니다스의 부러진 창을 기억한다면 우리가 아는 바로 레오니다스 왕이 맞다.
하지만 프로젝트 레오니다스는 정확히 Project Leonidas로 Liquidation Effective ONchaIn Dlt Asset on Spunta의 약자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Spunta Banca DLT 플랫폼에서 은행 간 계좌이체, 즉 청산 과정을 온체인 방식으로 구축해 효율성을 높여 전통 금융을 DLT로 대체한다는 의미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021년 1월 13일 '755호 : 디지털 뱅킹 혁신 어워즈 수상자의 성공전략'에 Spunta Banca DLT를 이탈리아 은행들과 블록체인 기업, 이탈리아 은행협회(ABI, Associazione Bancaria Italiana), 이탈리아 은행연구혁신센터(ABI LABS)가 구성한 블록체인 연합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쉽게 접근한다면 1980년 대에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이 모여 구축한 전자금융공동망을 DLT로 구현한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그래서 프로젝트 스푼타는 DLT 플랫폼의 이름이기도 하며, 이전에 소개한 다른 국가의 CBDC 프로젝트에서 R3의 코르다(Corda)를 기반으로 구축한 DLT 플랫폼이기도 하다.
그 결과 프로젝트 레오니다스는 프로젝트 스푼타에서 구축한 'Spunta Banca DLT'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은행협회의 프라이빗 체인과 R3와 일본 IT 기업 NTT DATA가 참여, 기존 플랫폼을 17개 은행만 참여하는 기관용 CBDC 프로젝트로다.
97개→17개, 테스트 기간 5개월
프로젝트 레오니다스는 프로젝트 스푼타에 비해 참여 기관도 적고, 테스트 기간도 짧다. 하지만 2017년에 개발해 2020년 10월 정식으로 출시된 프로젝트 스푼타와 달리 기관용 CBDC에 집중, 자국 내 은행 공동망 구축을 바탕으로 확장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푼타는 허가받은 사업자만 참여하는 퍼미션드(Permissoned) 방식에 이탈리아 은행협회가 별도로 구축한 ABI LabChain(프라이빗 개념)을 활용했다. 제한된 환경에서 금융기관만 참여, 각종 금융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고려해 보안까지 고려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는 CBDC나 스테이블 코인도 해당하는 것으로 금융기관이나 사업자가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범위를 두고, 사업자와 현행법의 조율이 필요한 구간이다.
다시 돌아와서 프로젝트 레오니다스의 목적은 간단하고 명확했다. 스푼타 DLT로 기관용 CBDC를 취급, 정확히 금융기관의 청산(거래, 이체, 대금 결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레오니다스는 처음부터 준비한 수행 과제가 아닌 공모전 방식에서 DLT를 기존 금융,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 상품까지 확대해서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 기존 프로젝트 스푼타의 확장까지 고려해야만 했다. CBDC나 스테이블 코인은 프로그래머빌리티(Programmability)를 활용, 단순 이체나 대금 결제를 성격에 따라 특정 조건(예약 이체, 자동 결제)을 만족할 수 있도록 코드를 제어할수 있다.
그래서 실증 실험 항목에서 MMORPG의 더미 데이터(Dummy data)처럼 카드 사용 정보, 접속 기록, 은행 거래 내역 등을 인위적으로 조합한 합성 데이터를 추가해 이체, 기관용 CBDC로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 등을 테스트했다.
목적은 프로젝트 스푼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관용 CBDC의 효율성 검증과 기술적인 관점에서 프로그래머빌리티로 통제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라는 점에 착안했다. 하지만 개념 증명(PoC)없이 바로 진행한 프로젝트 레오니다스는 일부 테스트 항목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바로 프로젝트 스푼타에서 구축한 DLT 플랫폼과 기관용 CBDC 결제망을 통합하지 않고, 분리해서 운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같은 금융 기관이지만, 사용 목적과 범위가 다르다면 네트워크를 분리해 운영해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실제 데이터가 아닌 테스트를 위한 합성 데이터로 진행한 탓에 프로젝트 스푼타처럼 시중에 공개, 적용하려면 실질적인 데이터로 온전한 테스트를 진행하기 전까지 모의실험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는 블록체인의 상위 기술 DLT를 기존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으로 활용했고, 이를 토대로 기관용 CBDC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
다만 금융기관과 같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뭉쳤지만, 보안과 신뢰의 상징인 금융기관도 기관용 CBDC를 위해 공증(公證)이 필요하다고 보고서에 노터리(notary)를 언급했다. 당연히 테스트 기간과 구체적인 PoC가 없는 탓에 프로젝트 레오니다스는 실험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데이터가 오염되면 결과도 오염된다'라는 IT 업계의 불문율에 따라 합성 데이터로 진행한 실험은 시뮬레이션에 불과했단 점도 프로젝트 레오니다스 이후 또 다른 실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 센터 > 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젝트 인타논 feat.태국 중앙은행(BOT) (7) | 2025.08.29 |
---|---|
프로젝트 가루다 feat.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2) | 2025.08.20 |
프로젝트 아카시아 1부 feat. 호주 중앙은행(RBA) (7) | 2025.08.13 |